[談談한 만남] 강철호 원티드 재팬 대표가 진단한 日 고용시장 “AI 서비스 고도화로 상생하길”

강철호 원티드 재팬 대표가 직원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원티드랩 제공 

IT 스타트업이 주목하는 시장은 ‘일본’이다. 보수적인 국가라고 정평이 난 것과 달리 빠르게 디지털 전환(DX)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기업 환경이 바뀐 영향도 있지만 초고령화 시대에 들어서며 청년 인구 비율이 줄어들었다. 갈수록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한 것이다. 하지만 정보기술 인재 부족, 시스템 노후화 등에 따른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를 원티드랩이 포착했다.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은 지인 추천을 기반으로 하는 채용 플랫폼으로, 인공지능(AI) 엔진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이 핵심이다. 플랫폼 내 700만개 이상의 실시간 매칭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격률 예측이 가능한 ‘AI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최적의 채용 매칭을 추천한다.

 

원티드 재팬은 원티드랩이 보유한 AI 역량을 바탕으로 일본 채용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교두보 역할을 통해 현지 인재 채용을 지원한다.

 

배의 선장은 강철호 대표다. 2023년부터 원티드 재팬을 이끌고 있는 그에게 따끈따끈한 비즈니스 이야기를 들어봤다. 

회의 중인 원티드 재팬 사무실 모습. 원티드랩 제공  

◆전문가가 진단한 日 고용 시장

 

강 대표는 기업의 일본 진출에 있어 딱 맞는 전문가다. 시스템 엔지니어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현지에서 일한 이력이 이 자리까지 오게 했다.

 

강 대표는 “한국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엔지니어로서 건설 및 정보기관을 클라이언트로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주도했었다”며 “2002년 일본에 이주해 20년 이상 구글 재팬 및 야후 재팬에서 인터넷 광고를 중심으로 클라이언트의 디지털 전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개발, 사업개발, 클라이언트 영업, 파트너십 등을 이끌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현재는 원티드랩의 성장 DNA를 활용해 일본의 인적자원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현지에 대해서도 바삭하다. 특히 강 대표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인구 변화가 유사해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현 일본 고용 시장에 대해 “일본은 출생률 감소로 노동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한국과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하고, 이는 향후 국가 경쟁력에 커다란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구구조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기술(AI, 로봇 활용 등)을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에 노력하고 있다”며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한일 양국이 협력을 통해 솔루션을 찾아가면 좋을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채용 수수료 개선’ 도전장

 

리쿠르트 워크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은 2040년 약 1100만명의 노동인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화 사회로 바뀐 시대에서 디지털 인재 부족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러한 문제는 기업에 애로사항을 낳는다.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일본에서는 ‘다이렉트 리크루팅(기업이 구직자에게 먼저 오퍼를 전달)’이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원티드 재팬도 파고들었다. 원티드 재팬은 일본 채용 플랫폼에 AI 매칭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또 ‘채용 당 과금’이라고 하는 원티드 비즈니스 모델을 이식하고 있다.

 

강 대표는 “일반적으로 일본의 채용 수수료는 구직자 연봉의 30∼35%를 받고 있으며, 헤드헌터의 경우 직급에 따라 50%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며 “원티드랩의 AI 기술을 이용해 한국 채용 수수료를 7%로 낮춘 경험을 살려 일본의 채용 수수료도 반 이상 낮추는 것을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채용 시장의 고비용 구조를 혁신한다면 낮은 채용 수수료로 인재 유동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고, 이는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에 진출할 때에도 적정한 수수료로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회의 중인 원티드 재팬 사무실 모습. 원티드랩 제공 

◆‘스타트업 교두보’ 역할

 

원티드 재팬은 일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의 교두보 역할도 한다. 강 대표는 “채용 플랫폼 ‘라프라스’, ‘야깃슈’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일본 회계법인 ‘스타시아’ 등 현지에서 기업 운영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또 “‘디캠프’, ‘신한퓨처스랩’과 같은 스타트업 지원 기관과도 관계를 맺고 국내 스타트업의 진출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 ‘주식회사 디지털하츠’와 파트너십을 체결, 현지 마케팅, CS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한국과 비슷한 인구구조변화를 겪고 있는 일본이 빠른 디지털 전환으로 함께 상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 스타트업의 한국 진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양국을 깊게 이해하는 글로벌 브릿지 인재를 많이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한국은 빠른 실행력과 IT 강국으로서의 다양한 서비스를 성장한 경험이 있다. 한국 스타트업과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양국이 상생하는 좋은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