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술 후 걱정되는 ‘원추각막’, 예방법 없나요

의학 발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굴절 이상에 의해 떨어진 시력을 교정해주는 시력교정술의 치료옵션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신체 부위 중 가장 예민한 곳으로 분류되는 눈에 시행하는 수술인 관계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력의 나쁨 정도를 뜻한 디옵터가 –9 이상인 초고도근시 환자나 과거 각막염, 각막 상처로 인한 혼탁, 특수한 각막질환 등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력교정술을 진행했다가 원추각막이나 각막궤양 및 찰과상 등과 같은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어 수술 전 정밀 검안을 반드시 최우선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 가운데에서도 각막확장증 또는 각막돌출증 등으로 불리는 게 ‘원추각막’이다. 이는 각막의 중심부 근처가 튀어나옴에 따라 부정 난시를 야기해 시력교정술의 목적과 달리 시력저하라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추각막이란 각막의 일부가 점점 얇아지면서 원래의 완만한 둥근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앞쪽으로 돌출되는 진행성 질환을 의미한다.

 

데스메막에 주름, 손상 등이 발생하여 각막수종으로 인한 통증이나 눈물을 유발하고 결국 각막이식이 필요한 상황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 초기에는 눈부심이나 피로감, 충혈, 흐리거나 겹쳐 보이는 느낌 등 안구건조증이나 단순 시력저하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지는 경우가 많아 위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 정밀 검안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에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통해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나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때는 그에 따른 치료가 병행된다. 과거에는 각막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각막 실질 내에 반고리 모양의 링을 삽입해 각막을 펴주는 각막내링삽입술, 각막의 주성분인 콜라겐 결합을 유도하여 각막 조직을 강하게 만들어 원추각막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콜라겐각막교차결합술 등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치료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각막내링삽입술, 콜라겐각막교차결합술, 각막지형도 기반 레이저 교정 등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용치료를 통해 심각한 상태의 원추각막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고, 부정 난시 또한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일환 수연세안과 원장은 “아직까지 원추각막에 대한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환경적 요인과 각막에 전해지는 물리적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 피부염 등은 눈을 비비는 주요 원인이 되므로 원추각막의 치료와 더불어 이에 대한 치료가 동반되는 것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력교정 후 각막 절삭으로 인해 각막이 얇아져 원추각막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일환 원장은 “원추각막은 어린 나이에 발병할수록 진행이 빠르고, 양안 시력저하 가능성도 높지만, 간혹 20~30대, 40대 등 늦은 나이에 발병하기도 한다”며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각막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을 정도로 시력손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력교정술 시에는 수술 전, 시력과 안압, 각막 두께 및 지형도 등 정밀 검안을 통해 혹시 모를 부작용 발생 요인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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