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테크의 공습] 中 로봇청소기, 신기술·AS 내세워 韓 안방 점령

로보락, 200만원 육박 고가에도 韓 시장 점유율 40% 넘어
샤오미·에코백스·드리미 등 신기술·A/S 등 강화 통해 소비자 공략
삼성·LG전자,

‘로보락 S9 맥스V 울트라&슬림’ 출시 홍보물. 로보락 제공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선 중국 가전기업들이 맹렬한 기세를 뽐내고 있다. ‘중국산은 싸구려’란 공식은 더는 없다. 중국 가전기업들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이들은 국내 법인 설립, 신제품 출시는 물론 애프터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국내 점유율을 더욱 높여나갈 태세다.

 

 1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 20일 ‘로보락 S9 맥스V 울트라&슬림’을 국내에 출시한다 이 회사는 2020년 한국 법인 설립 후 국내에서 꾸준히 영업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 회사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은 40%가 넘는다. 2022년 일체형 로봇청소기 출시 후 줄곧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 로보락 최신 제품가격의 판매가는 200만원에 육박하지만 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 입점은 물론,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인기리에 팔린다. 그간 단점으로 지적돼왔던 애프터서비스도 개선했다.

 

 샤오미의 공세도 매섭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한국 법인인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했고, 지난달엔 첫 국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샤오미코리아는 8000Pa의 강력한 흡입력과 40㎜ 자동 확장 물걸레 암을 탑재해 벽면과 가구 다리까지 구석구석 꼼꼼한 청소가 특징인 신제품 ‘샤오미 로봇청소기 X20 Max’도 선보였다. 판매가는 삼성전자, LG전자의 일체형 제품에 견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샤오미는 올 상반기 중 제품 체험부터 구매, 애프터서비스까지 한 공간에서 모두 제공하는 형태인 오프라인 채널도 개설할 예정이다.

 

‘샤오미 로봇청소기 X20 맥스’ 샤오미 제공

 

 글로벌 로봇청소기 누적 판매량 1위 기업인 중국 에코백스도 국내 시장에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코벡스는 지난 5일 ‘디봇 X8 프로 옴니’를 공식 선보였다. 드리미도 지난달 최대 6㎝ 높이 문턱을 오를 수 있는 ‘X50 울트라’ 시리즈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이 회사는 최근 주요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활발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양강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히려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추격자 신세다. 국내 업체들은 광범위한 국내 온∙오프라인 판매채널, 높은 보안 수준, 애프터서비스의 편의성 등을 무기로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스팀’, LG전자는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주력으로 밀고 있다. 국내 업체로선 더 이상 로봇청소기 시장을 중국 가전기업에 고스란히 내줄 수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

 

에코백스가 선보인 로봇청소기 ‘디봇 X8 프로 옴니’. 사진=오현승 기자

 

 데이비드 첸 에코백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청소기 분야에서 로봇청소기는 일반 청소기 다음으로 큰 카테고리이지만, 시장 규모가 작았던 약 15년 전엔 ‘빅 브랜드’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삼성전자나 LG전자와 한국 기업의 로봇청소기 시장 진입에 대해) 시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주고 고객 기반을 넓힌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가구 내 로봇청소기 보유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9%에서 2023년 15%까지 늘었다. 제조사들의 신기술 탑재, 편의성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확산 등으로 로봇청소기 보유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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