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3만6624달러...11년째 3만달러대 ‘제자리’

강창구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소득부장이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2014년 처음으로 3만 달러대에 진입한 후 11년째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미달러화 기준으로 3만6624달러를 기록했다. 전년(3만6194달러)보다 1.2% 상승했다. 원화 기준으로는 4999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했다. 2014년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던 1인당 GNI는 11년째 3만 달러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GNI는 한 나라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한 명목 GNI를 통계청 추계 인구로 나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하는 방식이다. 달러화로 환산되기 때문에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 원·달러 환율이 2023년 1305.93원에서 지난해 1364.38원으로 오르면서 1인당 GNI 상승 폭이 제한됐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지난해 1인당 GNI 증가율이 1.2%로 나왔으나 지난해 명목 GNI 증가율은 5.8%였다”며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평균 환율 기준으로 4.5% 상승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라고 짚었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인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보다 4.1%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잠정치는 2.0%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와 동일하다.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1.1%) 증가세가 둔화되고 건설투자(-3.0%)는 감소 전환했다. 수출(7.0%), 정부소비(1.8%), 설비투자(1.6%)의 증가 폭은 확대됐다.

 

지난해 1분기 1.3%로 깜짝 성장한 우리나라 경제는 2분기 0.2%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 0.1%, 4분기에도 0.1%에 그쳤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 여파로 경제성장률에 타격을 받았다.

 

이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0.2%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강 부장은 “지난주 한은 조사국이 전망한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아직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나 1~2월 통관수출 자료 등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면서 ”통관수출은 1월 설 명절로 조업 일수가 줄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월 들어서는 소폭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내수 활성화 조치, 개별소비세 인하, 상반기 재정 신속 집행,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을 향후 성장의 상방 요인으로 내다봤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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