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재택 다올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한양증권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14일 임 대표는 공식입장을 통해 “단순히 개인적인 사유가 아닌 인수합병(M&A)과 관련된 여러 변수와 현직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할과 책임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라며 “엄중한 자세로 도리를 끝까지 다하고 재단의 최대 과제인 한양증권의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족한 저를 믿고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어줬으나, 돌연 거취 변화로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한 점을 생각하면 감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임 대표는 21일 다올투자증권 주주종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 대표의 이번 결정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국세청이 KCGI의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한양증권 인수가 불투명해진 점의 영향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거센 데다 해당 조사에서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양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548억원, 당기순이익 3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4%, 12.3% 증가한 수치다. 임 대표 지휘 아래 한양증권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이익 10% 이상의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해 채권, 기업금융(IB), 트레이딩 등 모든 부문이 호실적을 거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신규 부서의 딜 증가를 통해 지난해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한양증권의 부동산 PF 우발채무비율은 업계 최저 수준이다.
임재택 대표는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도 한양증권은 역발상 전략을 통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3년 연속 영업이익 10% 이상의 성장을 이룩했다”며 “이러한 한양증권의 Biz 경쟁력은 역경에 굴하지 않는 도전을 통해 축적된 것이기에 매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