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조선하청지회 상여금 협상 요구 철탑 고공농성에 “법적 권한 없어”

김형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이 15일 한화빌딩 앞 철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제공

한화오션이 자사 협력사 근로자들이 소속된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지회)가 서울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고공 농성을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대화를 통한 해결을 원한다”고 16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날 “한화오션 사내협력사협의회에서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력사 노사 간 단체교섭이 원만하게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회 김형수 지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한화빌딩 앞 30m 높이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는 “조선 하청 노동자들도 2016년 이전에는 연간 550% 상여금을 받았으나, 불황기 삭감됐다”며 “2023년 교섭을 통해 상여금 50%를 회복했지만, 한화오션이 추가 지급을 거부하며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삭감된 550% 상여금은 2018년 이후 기본급으로 전환돼 급여에 포함됐다”며 “2016년부터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한화오션은 “공정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약 7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 예산을 책정했다”며 “공동 근로복지기금도 2023년부터 기존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확대해 협력사 직원들의 복지 재원으로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생산안정 격려금과 생산성 향상 장려금, 올해 2월 상생협력 성과급 등 총 400억원을 협력사에 지급했고, 지난해 예비비 및 선급금으로 1100억원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협력사 근로자의 상여금 지급은 각 협력사가 재무 상황을 고려해 근로자 대표와 협의 후 결정할 사항”이라며 “한화오션이 상여금 지급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은 “2022년 대우조선해양 시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위법한 도크장 점거에 따른 생산 일정 지연이 2년여 지속돼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한화오션은 출범 이후 외주 단가 인상률을 2023년 7%, 2024년 5%로 책정하는 등 사내 협력사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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