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자 산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다. 산행은 답답했던 실내 생활에서 벗어나 신체 활력을 되찾는 좋은 방법으로, 심폐지구력을 높이고 하체 근력을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준비 없이 무리하게 오르내리는 등산은 자칫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어 통증이나 부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하산 시에는 체중이 무릎에 고스란히 실리기 때문에 반복적인 충격으로 연골이나 인대 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무릎 관절 안쪽에 위치한 반월상 연골판은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중요한 구조물로, 내리막길에서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압력에 의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연골판이 파열되면 무릎 안쪽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지거나, 무릎이 붓고 열감을 동반하는 등 염증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무릎이 갑자기 꺾이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 또는 관절 내부에서 무언가 걸리는 듯한 이물감도 경험하게 된다.
정필구 대림 삼성필정형외과 대표원장은 “문제는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증이 반복되거나 일상적인 보행에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무릎 관절 내부에 구조적인 손상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연골판은 혈류 공급이 제한적인 부위이기 때문에 한 번 손상되면 자연 회복이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적인 통증이나 관절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경미한 연골 손상이라면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조직을 직접 자극해 재생을 유도하는 프롤로테라피나, 외부에서 충격파를 전달해 염증을 줄이는 체외충격파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고강도의 에너지를 통증 부위에 전달해 혈류를 증가시키고 염증을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이 치료 역시 비침습적으로 진행되며,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가 있어 운동 후 회복이 느리거나 만성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이와 함께 도수·물리치료도 재활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수치료는 숙련된 치료사가 직접 손으로 근육과 인대, 관절을 조절하며 통증의 원인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개인별 상태에 맞춘 1:1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정필구 대표원장은 “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골이나 인대 손상이 있을 경우 방치하면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어 결국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비수술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면 회복 속도도 빠르고 일상 복귀도 훨씬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