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보호책으로 유심 재설정 해결책을 도입한 데 이어 유심보호서비스 2.0 버전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12일 일일 브리핑에서 해외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이날부터 업그레이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유심보호서비스는 가입자의 단말 및 유심 정보를 하나로 묶어 관리함으로써 타인이 유심 정보를 탈취해 다른 기기에서 서비스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한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유심 교체와 동일한 정보 보호 효과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해외 로밍 이용 시에는 사용이 제한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SK텔레콤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해외에서도 불법 기기 변경 및 의심 단말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적용하게 됐다. SK텔레콤은 해외 여행 중이거나 해외에 거주하는 등 현재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되지 않은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유심보호서비스에 순차적으로 자동 가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가입자들은 별도 가입 없이 이날부터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자동 변경된다.
아울러 전날 예고한대로 유심 재설정 해결책도 이날부터 도입됐다. 이 해결책은 유심 내 인증 정보 중 일부를 소프트웨어로 변경해 유심 교체와 동일한 효과를 낸다. 기존에 유심 교체를 신청한 가입자들은 유심 재설정 해결책과 유심 교체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류정환 SK텔레콤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당초 오는 14일까지 유심보호서비스의 해외 사용을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개발 일정이 당겨지면서 오늘 새벽부터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해외 여행을 간 30만명에게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심보호서비스 2.0 버전은 15일부터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MVNO)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면서도 “유심 재설정의 경우 알뜰폰에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유심보호서비스 2.0의 안정성을 묻는 질문에 류 센터장은 “SK텔레콤 구성원들이 유심보호서비스가 실제 해외에서 작동하는지 직접 나가서 확인했다”며 “굉장히 많은 국가에서 다양한 케이스로 실험했으니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또 SK텔레콤은 이달 총 500만장, 다음달 중 577만장의 유심을 공급함으로써 유심 교체 대기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전날 자정 기준으로 누적 유심 교체 인원은 147만명, 교체 예약을 신청한 인원은 721만명이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유심이 이번주에 117만장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주말에 앞당겨서 30만장이 들어왔다”며 “해당 물량과 이번 주에 들어오는 물량을 대리점에 배치해 유심 교체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심 교체 사전 예약자에게는 일주일 내에 방문하라고 안내하는데 실제 방문 인원은 50~60% 정도”라며 “생각보다 속도가 빨리 안 올라가는 경우에 대비해 안내 문자를 더 많은 분들께 보내 적정한 인원이 오실 수 있게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약계층에 대한 조치와 관련해서도 김 센터장은 “SK텔레콤 매장이 없는 지역에 직접 찾아가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유심 택배 발송은 준비할 부분이 더 많다”고 언급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언급한 고객신뢰회복위원회의 준비 상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위원회에 참석할 위원들, 외부 자문가들과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게 될 지 준비하고 있다”며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정도까지는 구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관 합동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3개월 영업정지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대비책을 묻자 “사고 원인과 영향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돼야 과기정통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서도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고객들을 안심시키는 조치를 최우선해서 하고 있다. 고객 신뢰를 다시 얻을 신뢰회복위원회를 만들어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