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4연속 금리 동결...이형일 대행, “중동 정세와 美 관세 불확실성 높다”

(왼쪽부터)이세훈 금융감독원장 대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이형일 기획재정부장관 대행, 이형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사진=한국은행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당분간 지켜본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국의 관계 당국도 상황을 지켜보며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19일 연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4회 연속으로 금리를 묶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역, 이민, 재정 그리고 규제 정책의 변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이러한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특히 관세의 영향은 최종적으로 어떤 수준으로 결정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 관세 인상은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한 경제전망(SEP)도 수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3월(1.7%)보다 0.3%포인트 내린 1.4%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은 3.0%, 실업률은 3.5%로 상향 조정했다. 정책금리 예상의 경우 3월 전망과 똑같이 올해 말 3.9%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정책결정문 변경은 중국과의 합의 등으로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SEP는 인플레이션이 상향됐으나 성장률은 낮아지고 실업률은 높아지는 등 장기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의 약세에 대해 크게 언급하지 않은 점, 인플레이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다소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해 FOMC 금리 동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 및 국내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 대행은 “국내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5월 말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여건도 원활한 상황”이라면서 “다만 원·달러 환율은 경계감 확산으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스라엘-이란 전쟁 등 중동 정세와 미국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면서 “정부는 긴장감을 가지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24시간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고 필요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역시 박종우 부총재보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박 부총재보는 “파월 의장이 미 관세 정책 영향 등을 고려하여 정책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한 데다 연준 위원들의 SEP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최근 이란-이스라엘 군사적 충돌과 확전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진 만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여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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