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3000선 돌파하더니 최종 3021.84로 마감…2차 추경안 통과·중동 리스크 완화 영향

코스피가 3000을 넘어 3020선까지 돌파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1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8.78포인트(0.29%) 오른 2,986.52로 출발해 보합권 내 등락하다 상승 전환한 뒤 오름폭을 키워 오전 10시 45분쯤 22.72포인트(0.76%) 오른 3000.46에 거래되면서 3000선을 넘어섰다. 장중 3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2년 1월 3일(3010.77)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코스피에서 5619억원, 380억원을 순매수했다. 장 초반에는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장중 순매수 전환했다. 개인은 홀로 602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14.06%(3950원) 급등해 3만 2050원에 종가를 기록했고, 장중 최고 3만 285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태국 정부로부터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하면서 매수세가 쏠렸다.
대장주 삼성전자(0.51%), SK하이닉스(4.47%), 삼성바이오로직스(1.70%), LG에너지솔루션(4.81%), 한화에어로스페이스(0.43%), 현대차(1.45%), 네이버(6.94%), 삼성전자우(041%), HD현대중공업(2.90%), 기아(0.51%), 셀트리온(1.25%), 카카오(10.26%) 등이 줄줄이 올랐다.
코스닥은 9.02포인트(1.15%) 오른 791.53로 마감해 800선 고지를 눈앞에 뒀다. 달러·원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14.6원 내린 1365.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19일 정부가 민생 회복 소비쿠폰과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지원 확대 예산 등을 담은 20조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킨 점이 주효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하는 가운데 반도체, 인터넷(네이버, 카카오) 방산, 2차전지 업종이 오르면서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며 “대규모 추경에 지역화폐, 소비 쿠폰 등 정부 정책 기조가 반영됐고 유동성 증가로 인한 주식시장 상승 기대감이 작용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코스피 3000 돌파 직전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새로운 기대로 3000포인트 넘어서서 새로운 성장 시대로 나아갔음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간담회를 마친 후 코스피 3000선을 돌파한 것에 대해 “(국내 주식시장 기대감이 높아지는) 신호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실질적인 성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상법 개정 및 세제 개편 등 함께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도입 등 증시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또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도 회복됐다. 이날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2주 안에 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란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중동 긴장감이 완화되고 있다.
증권가는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정책 모멘텀에 상승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상법개정안 통과 속도 및 내용, 추가 대기 법안 현실화 여부에 따라 코스피 3100도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도 “새 정부의 재정 정책과 금융 정책으로 유동성 장세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코스피가 상승했다”라며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상황에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며 3300~3400까지 올라갈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100선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라며 “최근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가 나타나고 있는 자동차·은행·화장품·소매(유통), 호텔 및 레저 등 내 수 회복 및 지배구조 개선 모멘텀이 남아있는 업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