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올해 들어 시가총액도 500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총 1조원이 넘는 ‘1조 클럽’에 신규 진입한 종목도 31개나 됐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일 전 거래일 대비 44.1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종가 기준으로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2471조8144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말(1963조3290억원) 대비 508조4854억원 늘어난 수치다. 코스피가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책 기대감에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장을 펼친 영향이다. 지수는 이달 들어 13거래일 중 지난 13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오르며 12.02%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총이 1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225개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200개)보다 25개사(12.5%)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시총 1조 클럽에는 31개 기업이 새로 추가됐으며, 6개 기업은 제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화투자증권(1조4700억원), 대신증권(1조2190억원), 미래에셋생명(1조600억원), 파라다이스(1조3340억원), 롯데관광개발(1조3070억원)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특히 다수의 금융주가 1조 클럽에 입성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104% 급등해 지난해 말 721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2배 가량 불었다. 반면 롯데정밀화학(9820억원), 세방전지(9670억원), 동원시스템즈(9070억원), LG화학 우선주(8250억원), DI동일(7690억원), 금양(6330억원) 등 6개사는 1조 클럽에서 빠졌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를 제외한 8개 종목의 시총이 지난해 말보다 늘었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최근 상승폭이 컸던 만큼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등에 따른 내수 경기 부양 기대감에 단기 조정 이후에는 다시 상승 기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상승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기록해 1차 목표 구간에 도달했다. 지정학적 이슈와 경제 지표 결과 등이 차익 실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며 “현재 상승세는 실적 기반이 아닌 투자심리 개선에서 비롯된 랠리다. 코스피가 3000선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금융, 지주사, 원자력, 건설, 조선, 방산 등 업종의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며 “소외주 중 하반기 실적 개선 및 신정부 정책 전환 과정에서 모멘텀이 유입될 수 있는 반도체, 인터넷, 제약, 이차전지 업종 등에서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