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후보자 청문회서 여야 격돌…증인 불발 두고 날선 공방

김 후보자 “대통령 고군분투…정부 제 역할 하도록 여야 협조 필요”
국힘, 증인 채택 불발·자료 미비 지적…재산·아들 의혹 파상공세
김 후보자 “아빠 찬스 전혀 없다”…세비 외 소득 의혹도 해명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4∼25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무총리로서의 자질 검증대에 올랐다. 이와 함께 그는 재산 증식, 아들 특혜 등 야당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소명에 나섰다. 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검증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김 후보자는 재산 증식, 아들 특혜 등 야당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했다.

 

 김 후보자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대통령의 고군분투만으로 정부가 운영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속히 정부가 제자리를 찾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과거 IMF 시절 정부 비대위 대변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을 지낸 경험을 나열하며 “이런 경험이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안정적 정착과 현재 위기 극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모두발언 직후 증인 채택 협상이 결렬된 경위와 제출 자료 미비 등을 놓고 여야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와 상호 공방성 발언이 이어지며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김 후보자의 모두 발언이 끝나자마자 “후보자가 본인을 포함한 주변인의 개인정보제공 동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쟁점을 제대로 설명하는알맹이 있는 자료는 전무하다”며 “청문회는 묻고 듣는 회의인데 ‘묻지마’ ‘깜깜이’ 청문회를 만들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배 의원은 이번 청문회가 증인·참고인이 없이 치러지게 된 것을 두고도 “2000년부터 총리 청문회가 시작됐는데, 사상 초유로 증인 없이 치르게 됐다”며 “국민의힘은 가족과 전처를 빼고, 수상한 금전 관계가 있는 딱 5명만 증인으로 요청했는데 민주당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현 간사는 “민주주의 최고의 마지막 수단인 표결로 채택하면 되는데 이종배 위원장께서 협상이 안 되면 결렬된 것으로 하자고 해서 최종적으로 증인·참고인 없이 청문회가 개최된 것”이라며 “증인·참고인은 이 청문회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배 의원이 김 후보자에 대해 ‘검찰 고발도 당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검찰 고발은 국민의힘이 한 것이다. 그걸 수사가 착수된 것인 양 일부 언론에서 왜곡하고 있는데, 사건이 배당된 것”이라며 “명예를 훼손한다거나 마치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은 이후 청문회 과정에서도 지양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종배 위원장이 자료 제출 요구 관련 내용으로 의사진행 발언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후에도 여야 의원들 간에는 의혹 제기와 상호 공방성 발언이 이어지며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김 후보자의 금전거래 의혹과 관련해 “2018년도에 1억4000만원의 돈거래 한 것을 7년 동안 변제를 하지 않다가, 정치자금 의혹이 제기되니까 총리로 지명된 다음에 채무 변제를 했다”면서 “변제를 했으면 상환한 계좌 내역, 또 대출로 상환했다니까 대출 내역 등이 반드시 제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김 후보자 아들의 미국 코넬대 유학자금 출처 논란과 관련해 “후보자 스스로 전 배우자가 전액을 냈다고 해명했다”며 “그래서 유학 비용에 한정해서라도 확인해달라고 했는데, 답변이 ‘장남에게 송금된 외국환 신고 내역 없다’이다. 도대체 학비랑 생활비는 어떤 경로로 전달이 된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 대목에서 민주당 의석에서는 “프라이버시다”, “인권 침해다” 등 항의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에게 “조용히 하라”고 반말하고, 곽의원이 “미친 것 아닌”이라고 항의했다가 뒤늦게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인사청문회도, 신상을 공격하는 것까지 다 좋은데, 사람의 인생 하나를 다 부정하고 개인사만 몰고 가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금 출처, 아들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대한민국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하면서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한마디 이야기를 안 한다”라고도 지적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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