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해외 말고 국내로 짧고 굵게 휴가를 떠나려고요.”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올 여름 휴가를 계획 중이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해외보다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인 여름휴가 계획 및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1.6%가 “여름휴가를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83.5%는 국내 여행을 택했다.
여행 기간은 ‘2박 3일’(복수응답, 38.9%)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3박 4일(22.7%) ▲1박 2일(21.3%) 순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짧은 일정의 ‘미니 휴가’가 대세다.
선호 여행지로는 강원권이 34.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상권(27.9%) ▲제주(22.4%) ▲전라권(20%) ▲수도권(13.9%) ▲충청권(9.9%) 순으로 조사됐다. 자연경관과 휴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국내 휴양지가 인기였다.
이처럼 국내여행을 선택한 비율이 높은 데에는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994만6098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1011만847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번 여름 휴가에 해외여행을 계획한 직장인은 일본(복수응답, 50.9%)과 동남아(45.4%)를 주로 선택했으며, ▲유럽(11.1%) ▲미주(4.6%) ▲중국(1.9%) 순이었다. 여전히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올해 직장인의 평균 휴가비는 1인당 53만5000원으로 지난해(48만9000원)보다 9.4% 증가했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서울 직장인은 평균 77만6000원을 계획한 반면, 전남 지역은 39만3000원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평균 66만6000원으로 가장 많이 지출할 예정이었다. 이어 ▲20대(52만7000원) ▲40대(49만4000원) ▲50대(44만6000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출 계획에 대해선 ‘비슷하게 쓴다’는 응답이 41.0%로 가장 많았다. ‘작년보다 더 많이 쓴다’는 응답은 32.2%, ‘적게 쓴다’는 응답은 26.8%였다.
지출을 늘릴 항목으로는 ▲식비(복수응답, 74.8%)가 가장 컸다. ▲숙소비(58.1%) ▲교통비(31.0%)가 뒤를 이었다. 이는 단순한 이동보다는 체류 시간에 초점을 맞춘 소비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휴가 활동으로는 ‘휴식 및 자연 풍경 감상’(49.3%)이 가장 많았다. 이밖에 ▲맛집 탐방(21.0%) ▲관광(20.2%)이 뒤를 이었다. 레저 스포츠 등 ‘액티비티’를 선택한 비율은 8.3%에 그쳤다. 최자영 숭실대 교수는 “올해 여름휴가는 단순한 이동보다 ‘먹고 쉬는 경험’에 초점을 맞춘 ‘저활동-고휴식’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휴가철을 맞아 다음달 17일까지 ‘2025 대한민국 여름맞이 숙박세일 페스타’를 진행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비수도권 숙박시설 투숙 시 대규모 할인을 제공하는 민관협력 행사다. 올해는 하나투어·놀유니버스·노랑풍선·쿠팡 등 국내 주요 여행사가 대거 참여 중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