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시원한 빙과류와 차가운 음료 섭취가 급격히 증가한다. 아이스크림, 빙수, 냉커피, 탄산음료 등은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존재지만 우리 치아에는 예상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얼음 씹어 먹기 습관이나 과도한 냉음료 섭취는 치아 건강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얼음을 씹어 먹기는 행동은 치아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얼음의 단단한 성질은 치아 법랑질에 미세한 균열을 만들 수 있으며, 지속적인 반복은 치아 파절이나 크랙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급격한 온도 변화로 인해 치아 조직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게 되어 법랑질에 미세한 균열을 발생시킬 수 있어 치아 파절의 위험도 높다. 얼음을 씹어 먹는 습관이 있는 이들에게서 치아 시림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빙과류와 냉음료에 함유된 높은 당분도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아이스크림, 빙수, 과일음료 등에 포함된 설탕은 구강 내 세균의 먹이가 되어 산을 생성하고 이는 치아의 법랑질을 부식시켜 충치를 일으키게 된다.
산성도가 높은 음료 또한 주의해야 한다. 탄산음료, 과일주스, 스포츠음료 등은 pH가 낮아 치아 법랑질을 직접적으로 부식시킬 수 있다. 차가운 음료라도 산성도가 높으면 치아 표면을 약화시켜 충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그렇다면 여름철 치아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김민재 부산 사상맥치과 대표원장에 따르면 치아 건강을 위해서는 이런 음식들을 완전히 피하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 원장은 “음료를 마실 때에는 빨대를 사용하면 음료가 치아에 직접 닿는 시간과 면적을 줄일 수 있어 산성 음료로 인한 법랑질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며 “얼음 씹어 먹기 습관은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어떤 이유로든 얼음을 씹고 싶은 충동이 강하다면 이는 철분 결핍이나 스트레스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섭취 후에는 즉시 양치질을 하기보다는 물로 먼저 입안을 행군 후, 잔여 당분과 산성 성분을 씻어낸 후 30분 정도 기다린 후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성 음료나 당분이 많은 빙과류 섭취 직후에는 치아 법랑질이 일시적으로 약해진 상태이므로 즉시 양치질을 하면 오히려 법랑질 손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도 중요하다.
여름철 집중적인 냉음료 섭취로 인한 치아 손상은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재 대표원장은 “여름철 빙과류와 냉음료는 더위를 식히고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법으로 섭취하면서 치아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다”라며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자연 회복이 어려운 조직인 만큼 올바른 섭취 습관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시원하고 건강한 여름철 보내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