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운용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금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금 ETF의 자산가치가 불어나고 개인투자자의 금 ETF 투자 관심도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5개였던 금 관련 ETF가 올해 9개로 늘어났다. 지난달에만 3개의 금 관련 ETF가 상장됐다. 17일 삼성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각각 ‘KODEX 금액티브 ETF’와 ‘SOL 국제금 ETF’를 신규 상장했고, 24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KRX금현물 ETF’를 선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은 2010년 ‘KODEX 골드선물(H)’에 이어 15년 만에 국제 금현물 시세를 추종하는 KODEX 금액티브를 내놨다. 국제 표준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 및 국제 금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런던 금 시장협회(LBMA)가 인증하는 국제 금 표준 시세를 따르기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한 가격 변동성에 노출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해당 상품의 총 보수는 연 0.3%다.

신현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제표준 금가격을 추종하는 투명하고 안정적인 금투자 상품을 선보였다”며 “김치 프리미엄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수수료까지 대폭 인하해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글로벌 금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국제 금 역시 삼성자산운용과 유사한 미국과 캐나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금 현물 ETF에 투자해 국제 시세를 반영한다. 국내 상장 금 관련 ETF 중 국제 금현물 가격을 직접 추종하는 최초의 상품이다. 총보수는 0.3%다. 신한자산운용은 앞서 지난 3월 금 투자에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월배당을 주는 ‘SOL 골드커버드콜액티브 ETF’도 출시했다. 국제 금 가격을 90% 이상 추종하면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총보수는 0.45%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총괄본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과 지정학적 리스크,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같은 구조적인 수요 요인을 감안할 때 금 가격의 중장기적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은 이제 자산 배분의 보조수단을 넘어 주요 투자자산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프리미엄 리스크 관리 등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 ETF는 국내 금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KRX금시장에 투자하는 금현물 ETF 상품이다. KRX금시장은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하는 순도 99.99% 고품질 금을 실제로 펀드에 편입하고,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안전하게 실물로 보관한다. 실제 금을 펀드에 편입하고 국가 공인 금고에 보관하는 현물형 ETF다. 처음 금현물 ETF가 나왔을 때보다 ETF 시장이 3배 가까운 200조원으로 커진 만큼 투자 비용을 대폭 줄였다. 총보수는 국내 상장된 금 투자 ETF 중 최저 수준인 연 0.15%다.

연금 계좌에서도 투자 가능해 절세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금 실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개인연금인 연금저축계좌에서 최대 100%, 퇴직연금(DC, IRP) 계좌에서는 최대 70%까지 투자 가능하다. 김남호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금 투자는 변동성이 커지는 금융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꾸준한 가격 상승으로 높은 수익률까지 주목받고 있다”며 “안전자산 금을 활용해 장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1년 국내 첫 금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을 출시했다. 지난 27일 기준 순자산은 1조2710억원에 이르며 국내 상장된 원자재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가장 먼저 출시한 만큼 시장을 선점하면서 급성장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KRX금현물 ETF와 관련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11일까지 10주 이상 신규 매수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골드바를 지급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