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간의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이 논의되면서 스테이블 코인 관련주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카카오페이, 위메이드플레이, 다날, LG씨엔에스, 헥토파이낸셜, 미투온, 넥써쓰, KG모빌리언스, NHN 등이 해당된다. 하지만 기업 펀더멘탈보다는 이슈만으로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는 테마주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다날은 29.86%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밖에 위메이드플레이 5.84%, LG씨엔에스 7.59%, 헥토파이낸셜 2.80%, 미투온 1.19%, KG모빌리언스 00%, NHN 0.17% 등 대부분 상승했다. 이날 스테이블 코인 관련주가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신한카드와 토스가 스테이블 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영향이다.
앞서 대표적인 수혜 종목인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새 정부 출범 이후 스테이블 코인 도입 기대감에 힘입어 한 달 사이 주가가 148% 급등했으며, 시가총액은 13조원을 넘어섰다. 18건의 스테이블 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뒤 주가 상승이 본격화됐다. 지난달 9일 29.92% 오른 4만9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더니, 20일과 23일에도 15%대 급등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국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돼 이달 24일과 26일에는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에는 한국은행이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의 리스크를 공개 저격한 데 이어, 국제결제은행(BIS)도 29일 연례보고서 초안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경계감에 주가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는 모습을 보이기도했다. 거래 해제 이후인 27일 10.23% 급락한 8만4200원에, 30일에는 8.9% 하락한 7만6700원에 거래를 마쳐 약세를 나타냈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대부분의 관련주는 지난달 1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가 급등세에 대한 조정을 받아 하락 전환했다.
지난달 17일 스테이블 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GENIUS)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서 미국 뉴욕 증시도 들썩였다. 앞서 지난달 5일 스테이블 코인 발행 기업 중 최초로 상장한 서클 인터넷(CRCL US)은 상장 후 2주 만에 주가가 675% 급등했다. 미국 상장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지난 5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된 이후 48% 상승했다. 써클 역시 급락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5일 국제결제은행(BIS)이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경쟁이 너무 심화하고 있다고 경고한 여파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면서 하루 만에 15% 넘게 빠졌다. 지난 24일 장중 298.99달러까지 올랐지만 25일에는 22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증권업계는 “스테이블 코인의 제도화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큰 초기 국면이기 때문에 단기 과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에드 앵겔 컴패스포인트 애널리스트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 법안이 통과되고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는 장기적인 시장 점유율 기대치를 낮춘다”고 전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의 핵심적인 수익원은 준비금 운용을 통한 이자수익이다. “과거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처럼 반짝인기를 얻다 주목도가 떨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며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단기 국채 수익률도 함께 낮아지고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