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 ‘더 바(The Bar)’의 변정준 바텐더가 지난달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배 ‘제18회 코리안컵 칵테일 대회’에서 창작 칵테일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대회는 ‘서울 국제 주류 & 와인 박람회’의 일환으로 열린다. 이는 대한민국 대표 바텐더를 선발하는 권위 있는 대회로 올해 18회를 맞이했다. 변 바텐더는 프로 리그 참가자 21명 중 뛰어난 실력을 선보이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주의 작은 바에서 바텐더 경력을 시작한 변정준 바텐더는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며 서울로 올라와, 시그니엘 서울 ‘Bar 81’을 거쳐 현재는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의 ‘더 바’에서 메인 바텐더로 활약 중이다. 아래는 변정준 바텐더와의 1문 1답.

-대회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코리안컵 대회 준비는 입사 당시부터 약 1년 넘게 해왔다. 지난해 5월 호텔 재개관과 함께 ‘더 바’에 합류했는데, 선배님들과 함께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회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수상 욕심도 생기더라. 실제 대회장처럼 집을 꾸미고, 사용 기구를 그대로 활용해 매일 연습했다. 삼각대를 세워 퍼포먼스를 촬영하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특히 선배님들의 조언과 격려 덕분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정말 뿌듯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미음넷 증류소 송충성 대표님의 응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회 기주로 ‘소주다움 50 로즈골드’를 선택한 후 직접 파주 증류소를 찾아뵙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대표님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작품을 준비했고, 대회 당일 현장에서 직접 응원도 해주셨다. 제 퍼포먼스를 보고 감동하셨는지 대회가 끝난 후 눈물을 흘리시며 저를 안아주셨을 때, 저도 벅차올랐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인연으로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싶다."

-고객과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더 바’에는 외국인 고객이 많이 방문해 주시는데, 칵테일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금세 친밀해진다. 장기 투숙하시며 자주 찾아주시는 고객분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덴마크, 멕시코, 카자흐스탄 국적의 고객들과 인연이 생겼는데, 카자흐스탄에 여행을 간다면 꼭 그분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앞으로도 저만의 방식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며 즐거운 경험을 드리고 싶다."

-이번 대회 출품작에 대해 소개해달라.
"등산에서 영감을 받은 ‘오름’은 파주 미음넷 증류소의 ‘소주다움 50 로즈골드’를 베이스로, 이온음료의 상쾌함과 바나나·복숭아의 과일 향, 천일염의 감칠맛이 조화를 이루는 칵테일이다. 지친 하루,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표 같은 한 잔을 표현했다. 땀의 상징으로 포카리스웨트와 천일염을, 등산의 동반자인 김밥은 쌀과자와 김으로 표현해 가니시로 사용했다. 한국적인 소주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방짜유기 잔에 칵테일을 담아내 기주의 철학과 가치를 함께 담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