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한 혐의점을 추가로 포착하면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연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18일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김씨 등은 2021∼2022년 관악구 소재 상가주택을 담보로 4차례에 걸쳐 47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매매가를 실제보다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23차례에 걸쳐 517억4500만원을 부당하게 대출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자체 조사를 통해 확인한 부당대출 23건을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 여기에는 경찰이 이번에 추가 송치한 혐의 내용이 이미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지난해까지 대규모 금융사고가 터지면서 내부통제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당국이 2월 발표한 ‘2024년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 지난 5년 동안 2334억원 넘는 부당대출이 집행됐다. 이 중 손 전 회장 친인척이 빌린 730억원의 부당대출이 포함됐다. 지난해 알려진 부당대출 액수에서 380억원이 금융당국 검사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또한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 외부인에 의한 사기 혐의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올해 유지해온 ‘금융사고 제로’ 타이틀도 반납했다. 문제가 된 업체는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거래 중인 인도네시아기업으로, 사고 금액은 신용장 금액 기준 미화 7850만 달러 규모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080억원 규모에 이른다.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논란이 최근까지도 이어지면서 내년 3월 임 회장의 연임 여부에 촉각이 쏠린다. 우리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오는 12월부터 회장 후보군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최소 3개월 전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임 회장이 보험사 인수합병(M&A)으로 비은행 강화라는 성과를 이뤘지만 대규모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금융업 관계자는 “남은 임기 동안에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