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운 날씨에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대개 이런 증상은 더위에 지쳐 탈수증상이나 열사병,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름철 어지럼증은 단순히 더위 때문만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과 같은 내이 질환 또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여름철 어지럼증은 대개 체온 변화, 탈수, 혈압 저하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일 수 있다. 이 경우 어지럼증은 몸의 온도 조절이나 수분 부족에 의해 발생하며, 증상은 잠시 나타났다가 몸의 회복과 함께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보통 몸을 쉬게 하거나 수분을 보충하면 증상이 가라앉으며, 추가적인 치료나 진단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이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체온 변화나 탈수와는 무관하며, 귀의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우선 이석증은 머리를 돌리거나 특정 자세로 몸을 기울일 때 강한 회전성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 외에도 청력 손실과 이명을 동반한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진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전정신경염은 빙글거리는 회전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며 균형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내이 질환에 의한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고, 일시적이지 않으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게 특징이다.
진단은 어떻게 이뤄질까. 어지럼증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동적검사와 비디오 전기안진검사가 있다. 동적검사는 전정기관의 기능을 평가하고, 비디오 전기안진검사는 안구의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하여 균형 감각을 검사한다. 이를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어지럼증의 원인을 진단한 후에는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석증의 경우 ‘이석정복술’을 고려햅로 수 있다. 이는 에플리 기법을 이용하여 이석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메니에르병은 약물 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심한 경우 내림프낭 절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수술은 내이의 과도한 체액을 배출시켜 증상을 완화한다.
전정신경염은 전정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전정 재활치료를 통해 균형 감각을 회복할 수 있다.
최현진 파주운정 늘봄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반복적인 어지럼증이 의심된다면 단순히 체온 변화나 피로 때문만으로 넘기지 말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원인과 명확한 대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지럼증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급격한 자세 변화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등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