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오는 10일 7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경기 부진 우려에도 나날이 치솟는 주택가격, 가계대출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불확실성에 금융통화위원회가 인하 결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7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은 2.50%로 묶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소비자물가가 2% 내외로 내려왔고, 환율도 1400원을 하회한 상황에서 민간소비 악화에 따른 경기 하방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집값 급등세와 가계대출 급증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를 미룰 것으로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정책 시행으로 인한 수출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상존하는 등 저성장 우려가 남아있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겠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고려할 때 7월에는 금융안정 요인에 집중하면서 동결을 전망한다”며 “한은이 그렇다고 해서 매파적인 성향으로 돌아서며 앞으로의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7월 동결 이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효과를 지켜보면서 추가 인하 시점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경기 방어를 위한 한은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면서도 “7월 금통위에서 한은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다만 “한은이 새 정부의 재정 정책과 미 연준과의 내외 금리차 확대, 환율 및 가계부채 등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완화 속도는 분기당 1회 인하 수준 정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집값과 가계빚 증가 추세가 한은의 금리 상승 시기를 지연시켰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넷째주(6월 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06%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는 0.43% 올라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덩달아 가계대출도 급증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348억원으로 한 달 사이 6조7536억원 증가했다. 월간 기준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27일 정부의 초강수 대출 규제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집값 상승 기대를 높여 다시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경제 전망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인하 횟수를 2회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올해 1회 이내 인하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