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원 삼겹살 가능한 이유는”…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매입·물류 시너지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 후 ERP 통합 최근 완료,
일부 물류센터 기능 합쳐 효율 상승
이마트표 챗GPT 출범, 배추 시세 예측 등 신기술 도입

이마트와의 통합 매입을 기반으로 그간 기업형 슈퍼마켓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활전복 등 수산물을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합병한 지 1년을 맞아 매입∙물류 통합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유통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7월 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해 통합 이마트를 출범시켰다. 이마트는 기존 이마트, 트레이더스, 노브랜드를 합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올해 4월 에브리데이까지 통합하며 운영 체계를 일원화했다.

 

시스템 통합은 매입부터 물류·진열·계산까지 유통 전 과정에 적용된다. 기존에는 업태 별로 따로 관리되던 데이터 구조를 통일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통합 매입을 기반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4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분기에는 15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ERP 통합 론칭 한 달 후인 5월 이마트는 에브리데이까지 포함한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통합 시스템에 따른 운영비 절감액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노브랜드와 에브리데이가 하나의 ERP 시스템 안에서 매입·발주·재고·물류 등 유통 전 과정을 함께 관리하게 되면서 상품을 더 많이, 더 싸게 들여올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됐다.

 

지난달 진행한 ‘육육(肉肉)데이’ 행사가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수입 삼겹살을 700원대에 선보이며 전년 대비 약 40% 낮은 가격을 실현했다. 올해는 이마트와 에브리데이가 공동으로 물량을 매입해 전년 하루 평균 9톤 수준이던 수입 삼겹살 물량을 올해는 30톤 이상으로 크게 늘릴 수 있었다.

 

그간 SSM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물회, 활전복 등 수산식품도 에브리데이 매장에 진열되고 있다. 수산식품은 산지에서의 배송 등 물류가 까다로운 상품이지만, 통합매입으로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면서 에브리데이의 취급 품목을 늘릴 수 있었다.

 

이마트는 ‘고래잇 페스타’와 같은 대표적 프로모션을 에브리데이에서도 함께 운영하며 소비자들에게 대형마트 수준의 품질과 가격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통합 ERP에 기반한 통합 매입은 업무 속도도 향상시켰다. 예전에는 한 협력업체와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동시에 납품 계약을 맺으려면 계약서를 각각 작성해야 했지만, 지금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60% 개선됐다.

 

통합 ERP는 물류 시스템 효율화도 지원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5월 에브리데이 경산 물류센터의 상온 물류 기능을 이마트 대구 물류센터로 통합했다.

 

현재 이마트는 여주·시화·대구 등 6개 물류센터를, 이마트에브리데이는 평택·경산·장성 등 3개 센터를 각각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하반기 중 에브리데이 평택센터의 상온 물류 기능도 이마트 여주와 시화센터로 순차 이관할 계획이다.

 

물류 기능을 하나로 모으면 물량이 커져 단위당 물류비가 절감된다. 협력사 입장에서도 이마트와 에브리데이에 각각 납품하던 걸 한 곳으로 줄여 부담이 감소한다.

 

이마트는 통합 ERP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을 적극 활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코파일럿 챗(Copilot Chat)과 합작한 ‘AI 챗봇 서비스’를 열었다. 이마트 임직원을 위한 챗GPT인 AI 챗봇은 복잡한 식품 관련 규정을 자동으로 안내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배추 등 농산물 시세와 수요를 예측해주기도 한다. 범용적인 생성형 AI가 학습하지 않는 데이터까지 학습하도록 설계해 이마트만의 최적 상품 기획을 돕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IT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상품 진열 자동화, 고객 맞춤형 상품 제안과 프로모션, 배송 속도 개선 등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늘려가고, 유통 업계를 이끄는 선도 기업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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