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신당 창당에 트럼프, “일론이 미처버린 것처럼 행동해 안타까워”

-트럼프 대통령, "제3정당이 잘하는 유일한 일은 완전한 혼란과 무질서를 만드는 것"
-트럼프 대통령, 일론 머스크가 NASA 청탁했다고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있는 아이오와 주립 박람회장에서 열린 미국 독립 250주년 축하 킥오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의 신당 창당 소식에 직접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에서 워싱턴DC로 향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일론 머스크가 지난 5주 동안 완전히 ‘미쳐버린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심지어 미국 역사상 성공한 적이 없는 제3정당을 창당하려 하고 있는데,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그런 정당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제3정당이 잘하는 유일한 일은 완전한 혼란과 무질서를 만드는 것이며, 우리는 이미 자신감을 잃고 이성을 잃은 급진 좌파 민주당으로 인해 혼란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머스크의 신당 창당 의미를 애써 깍아내렸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오늘 여러분들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 창당된다”고 공표했다. 특히 머스크는 독립기념일이었던 전날 “양당제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느냐”라며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약 125만명이 참여해 65.4%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머스크는 양당제로부터의 독립을 실행하기 위해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그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입성을 목표로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선거 때부터 기부금과 함께 열렬히 활동한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기도 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법안(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갈라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법안은 훌륭한 법안이지만, 일론에게는 안타깝게도 전기차(EV) 의무화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제 국민들은 원하는 차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휘발유 차량, 하이브리드(요즘 아주 잘 팔리는),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기술들까지 더 이상 EV 의무화는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 일론이 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을 때, 저는 그에게 이 EV 의무화를 폐지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었는데 그는 아무 문제 없다고 답했고, 저는 꽤 놀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여기에 머스크의 청탁 사실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은 자신과 가까운 친구를 NASA 국장으로 임명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친구가 능력은 괜찮았지만, 한 번도 공화당에 기부한 적이 없는 전형적인 민주당 지지자라는 사실을 알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머스크가 선거 기부금과 운동 등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는 식으로 폭로를 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기자들과의 대화를 마쳤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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