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상장사 LG전자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20조7400억원으로 4.4% 감소했다.
LG전자는 “주요 시장의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2분기 들어 본격화된 미국 통상정책 변화가 관세 비용 부담과 시장 내 경쟁심화로 이어지는 등 비우호적 경영 환경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사업별로 보면 주력사업인 생활가전이나 기업간거래(B2B) 성장을 주도하는 전장,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며 건전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TV, 사이니지 등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의 수요 위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상승,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등이 전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미 보편관세와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 물류비 등 비용 증가분도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LG전자는 하반기에 ▲전장, 냉난방공조 등 B2B ▲구독, 웹OS 등 비하드웨어 ▲소비자직접판매(D2C) 등이 이끄는 질적 성장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LG전자는 “B2B는 수요·가격 변동성이 낮고 거래선과 관계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사업 확장 및 진입장벽 구축에 유리하다”며 “비하드웨어는 반복적 매출 구조과 높은 수익률 달성에, D2C는 수익구조 개선 및 브랜드 가치 제고 등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미국 통상정책 변화 및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있지만 주력제품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유지하고 볼륨존 영역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 하반기는 작년 하반기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줬던 물류비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매출 확보와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한 운영을 통해 건전한 수익구조 확보에 주력한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수요 정체에 대응하기 위한 판가 인하, 마케팅비 증가 등에 영향을 받았다. 하반기는 무선 신제품 출시 등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인 올레드 TV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게임, 예술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 확대로 웹OS 플랫폼 경쟁력도 꾸준히 강화할 계획이다.
전장 사업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 증가 및 운영 효율화로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늘었다. 하반기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중심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사업모델을 다각화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한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상업용 공조시스템과 산업·발전용 냉방기 칠러 등 분야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같은 사업기회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낸다. 최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유럽 온수 솔루션 기업 OSO 인수를 마무리하고 시너지 창출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유럽 히트펌프(AWHP) 시장 공략 역시 본격화한다.
이날 발표한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예상치다. LG전자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연결기준 순이익을 포함한 2분기 확정 실적과 사업본부별 경영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