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 방침을 확정하면서 최근 소강세로 접어들었던 가입자 이탈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7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방침을 발표한 이튿날인 5일 SK텔레콤 가입자는 3865명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위약금 면제 여부가 불확실해 번호이동을 망설이던 가입자들 중 혜택을 받고 타사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가입자 수는 4월 해킹 사고 이후 빠르게 이탈했지만, 유심 무상 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낙폭이 줄었다. 유심 영업이 가능해진 지난달 25일 기점으로는 증가 폭이 감소 폭을 넘는 날도 있었다. 위약금 면제 발표 당일인 4일만 해도 SK텔레콤에서는 이탈보다 유입이 26명 더 많았다.
SK텔레콤이 위약금을 면제하는 대상은 해킹이 발생한 4월18일까지 SK텔레콤에 가입된 이용자 가운데 같은 달 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통신사를 변경했거나 변경하려는 가입자다. 따라서 SK텔레콤에서 타사로 옮기는 번호이동 추세는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1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위약금 면제 기간을 틈타 이탈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영업점은 ‘해킹은 내 정보를 털기 시작해 나중엔 내 인생이 털리는 것’,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 등 공포 마케팅을 통해 번호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통신 3사 간 보조금 경쟁도 예고됐다. 지난 주말 강변 테크노마트에서 갤럭시S25(256GB) 모델은 통신 3사 모두 번호이동 조건으로 5만~15만원대에 판매됐다. 출고가 135만3000원에서 공시지원금 50만원(10만9000원 요금제 기준)을 제외하면, 80만원 안팎의 불법 보조금이 붙은 셈이다.
여기에 KT와 LG유플러스는 소비자들이 해킹 피해를 우려하는 것을 고려해 보안 서비스도 더욱 강화해 제공하고 있다.
KT는 5월 말부터 매장에 방문한 KT 모바일 가입자를 대상으로 피싱·해킹 안심보험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내달까지 행사가 이어지며 최초 가입 시 6개월간 피싱, 파밍, 스미싱 등 금융사기로 인해 예금이 출금되거나 신용카드가 부정 사용된 경우 최대 30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KT는 또한 다음달까지 자사 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월 4400원 유료 서비스인 안심플러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유∙무선 전 영역의 디지털 안전을 꾀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6일부터 전국 1800여개 매장을 U+보안전문매장으로 전환했다. 보안 전문 상담사가 1명 이상 상주하며 방문객의 스미싱·피싱 고민을 상담해준다. U+보안전문매장으로 전환한 이후 2주간 매장에서 상담을 받고 무료인 피싱 방지 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는 20만명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조치가 종료된 이후에도 단통법 폐지, 갤럭시 Z폴드∙플립 출시 등 굵직한 이벤트가 많아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