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만남] 김용태 보험GA협회장 "보험판매전문회사로 포트폴리오 넓힐 것"

김용태 보험GA협회장은 서울 종로구 보험GA협회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도권으로 GA가 진입할 수 있도록 위상을 높이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험판매전문회사 설립을 위한 입법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김두홍 기자

 

“나쁜 평판, 낮은 위상이 GA(보험대리점·General Agency)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이것부터 바꾸자는 생각을 했고 이슈가 됐던 것을 차례대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GA가 제도권으로 진입해 금융회사로서의 위상을 확보해 나가는 데 노력할 것이다.”

 

임기 2기를 막 시작한 김용태 보험GA협회장은 그간 말 많았던 보험판매 수수료와 과당경쟁 등의 과제를 하나씩 풀어내는 한편, 보험판매전문회사 추진에도 힘쓰고 있다. GA는 여러 보험사에서 보험 판매를 위탁받아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으로, 이러한 대리점이 3만여개 모인 조직이 보험GA협회다. 보험대리점 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7일 본지는 김 회장을 만나 그간 진행해온 과제와 앞으로 추진할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최종적으로 금융상품 판매까지…신규 일자리 창출도

 

보험 판매 채널에서 GA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게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김 회장은 고객 입장에서 이득이 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보험판매전문회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판매전문회사가 도입되면 업계 판이 바뀔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김 회장은 “보험상품을 전속(보험회사의 전속설계사)으로 판매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상황이다. 대부분 소위 GA처럼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 위탁 판매하는 방식인 게 세계적인 흐름으로 한국과 일본 등 일부만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보상을 정확히, 제대로 받는 것인데 현재 우리 보험 산업 구조에서는 이 이익에 복무하는 주체가 없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라며 “보험판매전문회사가 잘 정착된다면 보험 산업에서 고객의 최대 권익인 보험금 지급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험판매전문회사의 핵심은 전문회사가 책임지고 보험사로부터 보험상품 판매 위탁 계약을 정식으로 맺는 것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나라는 보험상품을 위탁받아 파는 회사들이 보험상품만 파는 게 아니라 은행에서 파는 대출, 예금, 카드 모집 상품, 투자 상품 등을 묶어서 고객에게 팔고 있다”며 “판매에 따른 모든 유지관리, 나아가 고객의 보험금 청구업무를 대신 해주는 것까지 다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보험사로부터 일정한 액수를 받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전통 제조업이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융권 역시 자동화, 인공지능(AI) 등 도입으로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지만 보험설계사 수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보험설계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앞으로 보험판매전문회사, 나아가 금융판매전문회사가 되면 금융상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젊은 인재들이 많이 모일 것”이라면서 “이 업은 한곳에 얽매여 있지 않은 자유로움이 있어 젊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도 매칭이 돼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산업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위해 지난해 글로벌심포지엄을 열어 보험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 반영을 검토하는 등 입법을 추진했다. 최근 몇 달은 정치적 이슈로 연기됐지만 올 하반기에는 입법 초안을 마련하고, 관계기관과 공청회 등을 열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입법화에 속도를 낼 것이란 계획이다. 

 

◆판매 수수료, 최대 7년 분급해 설계사에 지급 

 

지난해부터 1년 6개월간 진행해왔던 보험판매 수수료 개편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은 보험계약 초기인 1~2년 차에 보험설계사에게 집중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판매 수수료 지급 방식을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보험판매 수수료가 계약 초기에 집중되면 단기성과에 치중해 계약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소홀해지는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당국은 판매 수수료 분급 기간을 최대 7년까지 확대했다. 다만 적응 기간 및 부작용을 체크하기 위해 2027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분급하는 방안을 먼저 시행한다. 

 

김 회장은 “과거에는 전속설계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지금은 7대 3수준으로 GA 채널을 통한 판매가 대폭 늘었다”며 “판매 영역에서 GA의 역할이 굉장히 커졌고 GA사의 양적, 질적 성장도 많이 일어난 현시점이 보험사와 GA 간 새로운 관계 설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개편안에는 보험계약 유지관리에 대한 수수료도 포함됐다. 선지급수수료는 기존과 같은 계약체결비용 이내에서, 유지관리수수료는 계약체결비용 1.2%로 올렸다.

 

김 회장은 “GA 소속 설계사들이 보험계약을 유지시키는 행위에 대해 보상이 존재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GA사 및 GA 소속 설계사의 계약 유지 행위에 대한 보상이 명문화되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는 변화”라고 힘줘 말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GA 업계 성장과 함께 발생했던 과당경쟁, 수수료 갈등 등의 부작용을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재정립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협회 간 구두 논의는 된 상태며 이달 말 마무리될 계획으로 규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  

 

또 보험회사와 GA간 규제차익 해소를 위해 내년 7월부터 GA소속 설계사도 초년 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상 받지 못하는 1200%룰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