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짙은 바다와 드넓은 초원이 벤츠 특급 라인업들과 어우러졌다. 벤츠가 ‘드림카’라 불리는 이유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순간들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최근 제주의 특급 자연을 무대 삼아 특별한 여정을 펼쳤다. 이번 ‘드림 라이드(Dream Ride)’ 행사는 단순한 시승을 넘어 감성의 깊이를 더한 주행의 예술이었다.

이번 시승 행사에는 벤츠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장 선망하는 자동차(the most desirable cars)’의 철학을 담은 최신 모델 7종이 함께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메르세데스-AMG GT, 감성과 스포티함이 조화를 이룬 AMG CLE 카브리올레, 고전의 품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AMG SL. 여기에 전설의 오프로더 G-클래스와 고귀한 존재감을 지닌 마이바흐 S-클래스 등까지, 벤츠의 오늘과 내일을 상징하는 라인업이 제주를 물들였다.

기자는 최근 출시한 E-클래스의 고성능 모델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W214)를 만나게 됐다. 고성능의 상징 AMG와 효율성을 나타내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한 가지 차에서 공존하는 비현실적인 차량이었다. 시승 코스는 제주 애월에서 출발해 신창 풍차 해안도로 및 1100고지의 한라산도로 등 약 124㎞였다. 비와 바람, 안개, 햇볕 모두를 만끽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제주도다운 자연적인 신비를 가득 담은 날씨였다.

AMG E 53 하이브리드를 타고 거칠게 포효하는 맹수 같은 움직임과 실키한 전기차의 효율성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쉬는 곳마다 제주도 태초의 기억을 머금고 있는 검은 현무암과 자연 그대로의 끝없이 펼쳐지는 해안선에는 벤츠와 함께 뜻밖의 즐거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벤츠가 불러온 행운인 것처럼 근사한 분위기의 여정이 이어졌고, 또 시종일관 든든했다.

차로 한라산을 가장 깊숙하게 느낄 수 있는 1100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꿈과 현실의 경계선에 완벽히 걸칠 수 있다. 도로까지 내려앉은 짙은 안개 덕분에 제주도의 원천인 한라산의 대자연이 더욱 신비롭게 느껴지면서 드림 라이드에 정점을 찍었다. 젖은 노면도 벤츠 4MATIC+ 기술력으로 인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앞장섰던 G-클래스의 든든함도 한몫했다. 깊은 산악지대인 만큼 평소 노루 출몰이 잦아 안전한 드라이빙을 원칙으로 삼았다.

드림 라이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저녁 시간에는 AMG GT(C192)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5월 국내무대에 출시된 GT는 미드십 엔진에 후륜구동 기반의 초고성능 스포츠카다. 가변 사륜구동 기술까지 접목해 저속에서는 민첩하고 고속에서는 안정적인 코너링이 일품이다.
제주도 말들도 쉴 시간이지만 이런 날 GT를 일찍 재우는 건 직무유기에 가깝다. 다만 500마력에 가까운 힘, 3초대 제로백을 제주도에서 사용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굳이 실력을 뽐내지 않고 느긋하게 제주도 밤길을 주행하는 것만으로도 도로를 이미 장악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맹수가 굳이 내달리지 않아도 그 존재를 만천하가 아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길게 펼쳐진 해안도로와 꼬불꼬불한 산악도로, 어디서든 강렬하면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돌아오는 한라산 자락에는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안개가 펼쳐졌지만 안정적인 주행 질감이 오히려 안도감을 가져다줬다.


속도와 디자인 너머의 감동과 철학. ‘드림 라이드’는 단순한 시승이 아닌, 한 편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다시금 확신했다. 벤츠는 영원한 선망의 대상이다.
글·사진=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