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머니무브’ 구상] 투자 수단 다양화 '환영'…기업 미래가치 향상에 주목

'필요한 곳에 주택 공급' 시장에 확신 줘야
부동산 시장, 단기 해결 과제 '산적'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으로 몰려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는 머니무브(자금 이동) 실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재산증식의 수단을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시장 수요자 입장에서는 공급이 확실히 이뤄질 거라는 믿음을,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수단을 다양화하고 주식, 부동산, 대체 채권 등을 시장 안에서 작동하겠다는 것이라 전체적인 방향에서는 찬성한다”면서도 “이번 부동산 규제는 장기적인 정책 방향으로는 옳은데 당장(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한가를 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금 이동보다는 다양한 투자 수단을 국민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부동산 시장은 개인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만, 주식은 대주주 혹은 오너만 이익 보고 소액주주는 손해를 보는 구조였기 때문에 투자하기 힘들었다”면서 “결국에는 시장 경제의 힘인 기업의 미래가치가 올라가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후인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국민들께서 이제는 주식 투자를 통해서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할 수 있게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기업들이 자본 조달도 쉬울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될 것”이라며 증시부양을 시사했고 이후 한 달 만에 부동산 규제를 발표했다.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번 수도권·규제지역의 대출 규제에 대해 “맛보기에 불과하다. 수요억제책과 공급 확대책 등 (준비 중인) 부동산 관련 정책이 많다”고 추가 규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교수는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시차가 항상 있는데 정부의 수요 억제에 대한 효력이 발휘되기까지 ‘공급이 된다’라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즉 ‘사람들이 필요한 곳에 주택 공급이 될 거다’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도시, 도심의 주택을 공급할 다양한 방법에 대해 고민 해야 한다는 이 교수는 “첫 번째로 나오는 대책은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나 규제 완화, 공급 활성화고, 두 번째가 상가나 오피스 등의 공실을 주거 용도로 바꿔주는 것”이라며 “도심은 주택가격이 비싸지면 다른 용도의 건물을 주택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효용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주택으로 바꿀 수 있게 여러 규제를 완화해주면 도심에 계속 주택이 공급되고, 확대될 거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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