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규정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공약 등으로 다른 금융주에 비해 소외받았던 보험주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험업 지수(KRX)는 2459.31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상승한 수치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24.1% 올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달 4일과 비교하면 약 16% 올랐다. 이 기간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19%), 한화생명(10%), 삼성화재(9%), 현대해상(10%), DB손해보험(24%) 올랐고, 최근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동양생명이 45%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주주 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주주의 전체 이익을 고려하고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저평가된 보험사들은 배당 기대감이 반영되는 한편, 올 하반기 보험산업 실적이 악화되고,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는 데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점은 부담이다.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킥스, K-ICS) 비율이 악화되고 있어 밸류업 여력이 부족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또한 보험계약 해지에 대비해 미리 적립해야 할 준비금인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는 밸류업 상승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법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주주배당가능이익에서 차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부분 보험사가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킥스가 하락하면서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상장 보험사들이 결산배당을 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 보험사 10개사(삼성생명·삼성화재·한화생명·DB손해보험·현대해상화재보험·한화손해보험·동양생명·흥국화재해상보험·미래에셋생명보험·롯데손해보험) 중 올해 들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곳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두 곳뿐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감독당국의 보험산업 건전성 태스크포스(TF)에서 보험부채 평가 할인율 최종관찰만기 확대(20년→30년) 속도 조정 가능성과 보험사의 자산부채관리(ALM) 관리를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규제 완화가 검토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킥스가 낮은 보험사들의 올해 배당가능 이익 확보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등 기대감 영향으로 보험업종 주가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궁극적으로 주주환원 재개를 위한 제도 개편에 앞서 계약자 보호를 위한 손실흡수 여력 등이 충분히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