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역전현상 언제까지…영끌족 이자 부담 ‘쑥’

-연 3.55~5.57%로 집계…0.01%p 하단 높아져
-기준금리 인하 시기 속도조절로 이자 부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기준금리 인하기에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역주행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은행들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주담대 금리를 낮추기 쉽지 않아 한동안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5년 주기형) 금리는 지난 11일 기준 연 3.55~5.5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일 기준 3.54~5.57%보다 금리 하단이 0.01%포인트 높아졌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에서 시민이 가계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신한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지난 4일 연 3.54~4.94%에서 11일 3.55~4.96%로 0.01~0.02%포인트 올라갔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3.58~4.78%에서 3.59~4.79%로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연 3.62~5.02%로 지난 4일 기준 3.63~5.03%보다 0.01%포인트 내려갔다. 다만 변동형(신규코픽스 6개월 기준) 주담대 금리는 4.03~5.43%로 일주일 사이 0.01%포인트 뛰었다. 비대면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초 연 3.96%에서 이달 11일 기준 4.12%로 0.16%포인트 올라갔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연 4.27~5.57%로 유지했다.

 

 주담대 금리가 오른 배경에는 기준금리 인하기에도 지표금리인 장기 채권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평균 금리는 지난 11일 기준 연 2.865%로, 지난 5월 말(2.807%) 대비 한 달 만에 0.058%포인트 뛰었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에서 시민이 가계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한 것도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정부가 올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대비 50% 줄일 것을 주문하면서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대출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족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4~5년 전 영끌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은 당시 2%대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하지만 금리 인하기에도 금리가 오른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5억원의 주담대를 2.50%의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로 빌린 차주의 경우 올해 대출금리가 4.0%로 올랐다면 매달 내는 원리금은 197만원에서 올해 238만원으로 40만원 넘게 늘어났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월간 가계대출 증가 5조원 이하가 모두 충족돼야 8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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