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공매도 잔고 9조원 돌파…공매도 재개 이후 최고치

-단기 조정 전망에 공매도 잔고 최고치
-이차전지·반도체 업종 비중 높아

코스피는 전 거래일(3183.23)보다 7.46포인트(0.23%) 내린 3175.77에 마감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나오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97.70)보다 2.77포인트(0.35%) 상승한 800.47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70.0원)보다 5.4원 오른 1375.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9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말 공매도 거래가 전면 재개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코스피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9조44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3월 31일(3조9156억원) 이후 최대치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타인에게 대여해 먼저 매도한 후 주가가 내려가면 저렴하게 매수해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수량을 뜻한다. 잔고가 늘어나면 통상 주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4조원에 미치지 못한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3개월여 만에 131% 급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0.19%에서 0.35%로 확대됐다.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도 지난 9일 3조9287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 3월 31일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같은 기간 0.52%에서 0.96%로 증가했다.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시총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고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이차전지·반도체 소재 기업 SKC로, 5.55%에 달한다. 이어 한미반도체(4.92%), 신성이엔지(3.89%), 호텔신라(3.84%), 동방(3.48%), 두산퓨얼셀(3.44%), 한화비전(3.41%) 등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변압기 제조업체 제룡전기(4.70%)의 비중이 가장 컸다. 브이티(4.67%), 다날(4.52%), 제주반도체(4.34%), 네이처셀(4.10%), 에코프로비엠(3.95%) 등도 비중이 컸다.

 

 새 정부 들어 고공행진하는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면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4월 셋째 주(14~18일)부터 최근까지 13주 동안 단 두 번을 제외하고 주간 기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다만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장기적으론 감소하고,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하면서 지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 개선과 정책 효과를 반영하면 지수는 해당 레벨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각종 악재가 존재하는 3분기보다 금리 인하와 수급 개선이 예상되는 4분기에 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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