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가운데 언제 인하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미국의 관세 불안·경제 성장 부진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으면서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한은 금통위는 금융 안정을 이유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하지만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금통위원이 4명으로 5월과 동일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이 현제 경제 상황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하를 멈춘다고 해서 금융 불균형이 해결되지는 않지만 시장의 인하 기대를 낮춤으로서 금융 불균형이(추가 대출 시행 등) 추가로 생기는 것은 막을 수 있다”며 “또한 지난달 말 발표된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가 초기부터 커질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달에는 동결했지만 당장 다음 달 금통위가 인하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주도하기 위해선 통화 정책보단 규제가 더 효과적이며, 경제 성장 부진은 금리 인하로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융 불균형이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성장 부진은 현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라며 “정부는 올해 두 차례 추경을 집행하면서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제 남은 것은 통화정책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달 확정될 관세에 대해서는 현재 발표된 것보다 크게 긍정적이지 않는 한 성장 전망이 개선되기는 어렵다”며 “그때까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8월 인하 가능성은 이와는 별개로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가 큰 틀에서는 완화에 맞춰져 있음을 감안할 때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현 수준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되고 부동산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이 제한된다면 다음에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2.25%로 인하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진정된 이후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비 부동산 시장 상황이 심각하며 한은 총재가 가격 자체를 언급하며 경계했다”면서 “트럼프 관세 정책과 연준의 인하 재개 불확실성, 포워드 가이던스 인하 의견 확대 부재 등을 고려하면 10월의 가능성이 이전보다는 높아졌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서울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0.2%, 월간 가계대출 증가 5조원 이하가 모두 충족돼야 8월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