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GI서울보증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시스템 복구에 난항을 겪으면서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보증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세대출 보증, 휴대폰 할부 개통 등 업무를 ‘선 대출 후 보증’ 방식으로 보완하고 있지만, 시스템 복구 시간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가 공격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뒤따르고 있다.
16일 SGI서울보증에 따르면 지난 14일 새벽, 랜섬웨어의 공격으로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보험(MCI), 휴대폰 할부 개통 등의 보증 업무에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14일 대출 보증을 받은 소비자들은 당장 이사, 자동차 매매 등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전산 오류로 매수자 대출이 나오지 않아 (이사) 잔금을 받지 못했다”, “일부 대출을 받아 자동차 매매를 진행하던 중 시스템 장애로 대출이 불가해 차를 인수받지 못했다”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
SGI서울보증은 ‘선 대출·후 보증’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전세대출과 휴대폰 할부 개통의 경우, 은행 및 통신 3사 등과 협력해 보증서를 사후 보완하는 방식으로 정상화에 노력 중이다.
SGI서울보증은 이번 장애로 인한 피해를 본 고객과 기업에 대해 이날부터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피해 금액이 확정되면, 전액 보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담 창구로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한다.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이사는 “고객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전사가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고객 피해는 책임 있는 자세로 보상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재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시스템에 대해 사용자가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든 후 복구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공격 수법이다.
SGI서울보증은 고객들에게 디지털 기반의 빠르고 편리한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 구축에도 힘썼다. 1월 차세대 전산시스템(AEGIS)을 선보였지만 보험업계 최초로 랜섬웨어 공격이 발생했다.
아직 완전히 해커들의 공격을 차단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추가 공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금융보안원 등 전문기관의 공동 조사를 통해 랜섬웨어 공격인 것만 확인된 상태다. 다만, 해커들의 금전적인 요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은 현장점검에 나서 복구 상황을 살피고 있으며, 보안 체계를 취약하게 운영했다는 점이 파악되면 검사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