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한국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다. 한 해 약 3만 명 가까운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그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40~50대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더 이상 중장년층의 질환으로만 인식해서는 안된다. 유방암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과가 긍정적인 암이다. 실제로 0기나 1기에서 발견된 경우 5년 생존율은 90%를 훌쩍 넘고, 유방을 보존하면서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는 복잡해지고, 생존율도 낮아진다.

문제는 유방암은 초기에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혹이 작거나 피부에 미세한 변화만 나타나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각 증상만으로는 조기 진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 중 약 70%는 가슴에서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았고, 그 외에도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방 피부에 함몰이나 변색이 생기는 등 뚜렷한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진단을 받았다.
초기에는 이러한 증상이 한쪽 유방에만 불규칙적으로 나타나기에 질환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따라서. 통증 없어도 혹이 만져진다거나 생리와 무관한 유방통이 계속된다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유방암 검진은 조기 발견을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현재 권장되는 기본 검진은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다. 유방촬영술은 미세석회화 같은 조기 병변을 포착하는 데 효과적이며, 초음파는 치밀유방처럼 유방 밀도가 높은 경우에도 비교적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젊은 여성일수록 유방조직이 치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방촬영과 초음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진 주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최근 국내외 연구들을 보면 1년마다 검진을 받는 것이 2년에 한 번 검진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많다.
1년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받은 환자 그룹은 암의 크기가 작고, 진행 단계도 낮은 편이었다. 치료 측면에서도 항암치료나 광범위 수술을 줄일 수 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조기 진단이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검진 주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준호 안양 조은유외과 원장은 “유방암은 초기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정기적인 검진 없이는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젊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며, 1년에 한 번 유방촬영과 초음파를 병행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에 유방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다면 검진 주기를 6개월로 단축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가검진도 유방암 조기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달 일정한 날짜를 정해 스스로 유방을 만져보는 습관을 들이면 평소와 다른 변화를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 생리를 하는 여성이라면 생리 직후 며칠이 자가검진에 적당하고, 생리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매달 같은 날짜를 정해 반복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자가검진만으로는 병변을 놓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기 검진과 병행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