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중동 지정학적 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에도 환율 하락세에 수입물가가 5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이달에도 환율과 유가 변수에 전망 불확실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16일 발표한 2025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133.86(2020=100)으로 전월(134.61) 대비 9.6% 하락했다. 5개월 연속 하락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6.2% 하락해 3개월째 내림세다.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전월보다 1.2% 상승했다.
원재료는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하지만 화학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내리면서 중간재는 전월 대비 1.6% 하락하고, 자본재 및 소비재는 각각 전월 대비 1.1%, 1.0% 떨어졌다.
중동 지정학적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에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입물가를 끌어내렸다. 두바이유는 5월 배럴당 63.73달러에서 6월 69.26달러로 8.7% 뛰었다. 반면 이 기간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94.49원에서 1366.95원으로 2.0% 하락했다.
수출물가는 126.95(2020=100)으로 전월(128.39) 대비 1.1% 하락해 석달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5% 떨어졌다. 2023년 11월(-7.9%) 이후 최대 낙폭이다.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1.8% 하락했고, 공산품은 화학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1% 떨어졌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기계 및 장비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11.2%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2.9% 올랐다.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 증가에 전년 동월 대비 6.8% 올랐다. 수출금액지수는 2.8% 상승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95.78)는 전년 동월 대비 4.0% 올라 24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수입가격(-7.4%)이 수출가격(-3.7%)보다 더 크게 하락한 결과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들어 두바이유 가격이 전월 대비 1% 정도 오른 상황이고 원·달러는 전월과 변동이 크게 없다”며 “현재까지 유가와 환율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