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3법, 美 하원 통과 실패…비트코인 급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이 미국 하원 통과에 실패했다. 이에 비트코인은 11만7000달러선 아래로 밀려났고, 가상자산 관련주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하원은 16일 가상자산 규제 관련 3개의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규칙을 정하는 표결을 실시했다. 결과는 찬성 196표, 반대 223표로 부결됐다. 공화당 의원 13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법안 통과를 저지하는 데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이 규칙은 암호화폐 관련 법안을 토론할 수 있는 절차를 규정하는 것으로 통과되지 않으면 입법 절차가 진행될 수 없다.

 

주요 법안은 상원에서 일부 민주당의 지지를 얻어 통과된 지니어스 법안(스테이블코인 규제)을 비롯해 가상자산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증권으로 규제되는지,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감독하는 상품으로 규제되는지에 관한 규칙을 수립하는 클래러티 법안과 중앙은행(Fed)의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는 CBDC 감시 국가 방지 법안 등이다.

 

크립토 위크(가상자산 관련 특별 입법 기간)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달아올랐던 가상자산 시장은 직격탄을 맞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 표결에 앞서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든 공화당 의원들에게 찬성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지만 이번 부결로 본회의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법안은 재논의 단계로 넘어갔다. 재표결 시점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로 예상한다. 이는 미국 하원이 다음달 초부터 약 한달간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주요 입법을 처리하려는 관례적인 일정에 따른 것이다. 최종 통과는 가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법안 부결 직후 비트코인 시세는 급락했다. 법안 처리를 위한 첫 단계부터 계획이 틀어지면서 시장 내 매도세가 퍼진 영향이다. 이날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72% 하락한 11만66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전날 비트코인은 12만3200달러대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약 5%나 추락했다. 한때 11만5700달러대까지 밀렸다가 일부 회복해 11만7000달러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주식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1.52%,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93% 각각 하락했다. 또 스테이블코인 기업인 서클은 4.58%, 비트코인 채굴업체 마라홀딩스는 2% 넘게 급락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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