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보험료 줄인상 예고…절판마케팅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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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다음 달부터 보험료를 줄줄이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하락 영향으로 손해율이 커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와 더불어 보험료 인상에 따라 절판마케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다음 달 보험료 책정에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현대해상,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은 예정이율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DB손보가 다음 달 1일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할 계획으로 알려졌고, KB손보와 메리츠화재도 8월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에 조정된 예정이율이 적용되는지 정해진 바 없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가지고 보험금 지급 때까지 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의미한다. 보험사는 상품을 설계하고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 예정이율을 정한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상품에 따라 5~10% 인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싸지고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비싸진다.

 

예정이율이 적용되는 보험상품은 주로 종신보험, 연금보험 등 장기 보장성 상품과 저축성 보험,  암보험, 장기실손, 어린이보험 등으로 상품별로 다르다. 

 

보험사들은 계약자의 보험료를 운용해 얻는 수익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최근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예정이율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2월과 5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내렸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로 보험사의 평균 공시이율인 2.75%보다 낮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 올라온 주요 손보사의 종합보험 예정이율을 보면 삼성화재 3%, 메리츠화재 2.75%, DB손보·현대해상·KB손보 2.5% 순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보험사는 채권 등 투자 부문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률이 낮아졌다. 이어 올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예정이율을 낮출 유인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보험사의 예정이율 인하가 절판마케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절판마케팅은 주로 보험료 인상, 보장 축소, 상품 폐지 등 상품을 개정할 때 소비자의 불안감을 부추겨 가입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상품 중단이나 보험료 이상 등을 활용해 절판마케팅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통제 강화에 노력 중이다.

 

보헙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인해 손보사들의 예정이율 인하는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예정이율은 신규 가입 또는 갱신되는 상품에 적용되고 모든 상품에 일괄 적용되는 것도 아니라 소비자가 우려할 정도로 큰 영향을 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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