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프리미엄 카메라다. 다이슨·로라스타·DJI 등 글로벌 하이엔드 브랜드를 잇달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게이트비젼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핫셀블라드 공식 수입원 게이트비젼은 스웨덴의 전설적인 카메라 브랜드 ‘핫셀블라드(Hasselblad)’와 손잡고, 국내 백화점 최초의 공식 매장을 오는 20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선보인다. 이어 26일에는 핫셀블라드 스테디셀러 모델 X2D의 후속작 X2D 2가 런칭한다.
이번 출점은 단순한 매장 오픈이 아니다. DJI 드론·액션캠 시장에서 탄탄한 운영 경험을 쌓은 게이트비젼이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순간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매출 1위 초프리미엄 백화점으로 핫셀블라드 단독 매장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핫셀블라드 국내 1호점 매장 오픈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달과 예술을 기록해온 카메라 브랜드, 핫셀블라드
이번에 국내 첫 매장을 연 핫셀블라드의 역사는 18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 빅터 핫셀블라드의 증조부가 스웨덴 예테보리에 설립한 무역회사에서 시작해, 1908년 사진기 수요 증가에 맞춰 ‘핫셀블라드 포토그라피스카’를 설립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스웨덴 군의 요청으로 제작한 HK-7은 브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후 1962년 NASA 머큐리 8호에 탑재돼 지구를 6번 공전하며 고화질 사진을 촬영했고,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을 기록하며 인류 역사 속에 이름을 새겼다.
예술 분야에서도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비틀즈의 ‘애비 로드’ 앨범 커버, 마돈나·스티브 잡스의 아이코닉한 화보까지 핫셀블라드의 셔터를 거쳐 나왔다. 2016년 5000만 화소 CMOS 센서를 탑재한 X1D 시리즈로 중형 미러리스 시장에 진입했고, 2017년 글로벌 드론 기업 DJI에 인수되며 디지털 이미징 시장에서 또 한 번 도약했다.

◆DJI가 맺어준 특별한 연결고리
게이트비젼과 핫셀블라드의 만남은 DJI에서 비롯됐다. 2023년 DJI 브랜드의 국내 공식 수입·운영권을 확보한 게이트비젼은 전국 28개 DJI 매장을 신세계·현대·롯데백화점, 스타필드, 면세점 등에 운영하며 드론·액션캠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DJI는 핫셀블라드의 모회사다. DJI 매장 운영에서 보여준 게이트비젼의 차별화된 매장 기획, 고객 경험 설계, 브랜딩 역량은 핫셀블라드 측의 신뢰를 얻었다. 마침내 국내 첫 백화점 공식 매장 출점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회사 측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호점은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게이트비젼 관계자는 “이번 매장은 핫셀블라드의 역사와 기술, 감성을 전시와 체험으로 풀어내는 공간”이라며 “게이트비젼은 DJI 매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접목해, 드론·액션캠과 연계한 촬영 솔루션, 전문 큐레이터의 맞춤 상담, 한정판·신제품 체험존 등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이다스의 손’이 선택한 브랜드
게이트비젼이 찍은 브랜드는 일단 뜬다. 업계에서는 김성수 게이트비젼 대표를 ‘수입 명품 가전의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부른다. 이 회사는 2001년 창립 이후 소형가전 유통에서 시작해, 글로벌 브랜드 총판·공식 수입원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2009년 국내 최초로 다이슨 무선청소기를 들여오며 상중심 무선청소기 시장을 개척했고, 스위스 로라스타 스팀다리미·이탈리아 이메텍 전기요·스웨덴 우즈 저온제습기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는 품질과 브랜드 가치, 고객 만족이라는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만 선별해 시장에 소개하는 김성수 대표의 ‘큐레이션 철학’에서 비롯됐다. 창업 초기 200~300억원이었던 매출은 최근 2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2025년에는 자체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스가브(SGAV)’ 런칭을 비롯해 드론·하이엔드 카메라·스마트 홈 기기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김 대표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유통사에서 나아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국내 가전·테크 시장의 판을 바꾸다
게이트비젼은 국내 대기업 위주로 굳어져 있던 가전·테크 유통 시장에서 큰 바람을 일으켰다. 다이슨 무선청소기 도입 이후 삼성·LG도 무선청소기 시장에 뛰어들었고, 비쎌을 통해 ‘습식청소기’ 우즈를 통해 '저온제습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아일랜드 공기살균기 ‘노바이러스’ 초도물량 3000대를 완판하며 주목받았다. 이 같은 성과는 단순 판매가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와 체험을 결합한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성수 게이트비젼 대표는 이번 핫셀블라드 매장 오픈과 관련해서도 자신이 넘친다. 그는 “핫셀블라드는 사진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을 함께한 브랜드”라며 “국내 첫 공식 매장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고, 프리미엄 테크 리테일의 영역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