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년도 국방 예산을 66조2947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올해보다 5조478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 폭과 총액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증가율은 8.2%로 정부 전체 예산 증가율(8.1%)을 웃돌며 2008년(8.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증액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한미정상회담 직후 국방비 증액 방침을 밝힌 뒤 구체화된 것이다. 특히 초급 간부 처우 개선과 장병 복지 증진, 첨단 무기 연구개발에 집중될 예정이다.
운영비와 건설비를 합친 국방예산 중 전력운영비는 올해보다 6.3% 증가한 46조1203억원, 방위력개선비는 13% 늘어난 20조1744억원으로 책정됐다.
◆장병 처우·복지 강화
이번 예산 편성으로 하사·소위 등 초급 간부 보수는 최대 6.6% 인상되고, 당직비는 평일 2만원에서 3만원, 휴일 4만원에서 6만원으로 오른다. 장기복무 간부를 대상으로 ‘내일준비적금’ 제도가 새로 도입돼 3년간 월 30만원 적금 시 정부가 같은 금액을 매칭해 지원한다.
장병 급식단가는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인상되고, 지역 상생 자율특식 제공도 두 배 확대된다. 신형 전투피복 지급은 전 부대로 확대되며, 구형 전투차량도 신형으로 교체된다.
또 AI 교육을 전 장병(47만명)으로 확대하고, 교육용 드론(1만1000대) 보급, 맞춤형 e북 지원 등 훈련·학습 여건 개선에도 예산이 배정됐다. 예비군 훈련비도 동원Ⅰ형은 8만2000원에서 9만5000원, 동원Ⅱ형은 4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되며, 도시락비도 9000원으로 오른다.
◆첨단 무기체계 투자 확대
방위력개선비는 차세대 전투기와 미래전 대비 기술개발에 집중된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 예산은 1조3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늘어나고, 전용 미사일·엔진 개발 사업도 신설됐다. 총 636억원을 들여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연구에도 착수한다.
AI·드론·로봇 등 첨단 국방 기술 투자 예산은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확대된다. 방산 스타트업 육성과 수출 지원 예산도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증액됐다.
◆보훈 지원 확대
보훈 예산은 올해보다 1000억원 늘어난 5조1998억원으로 편성됐다. 보훈보상금은 5% 인상되고, 참전명예수당(45만원→48만원), 무공영예수당(51만53만원→54만56만원)도 일괄 인상된다.
또 저소득 참전유공자 배우자에게 월 10만원을 지급하는 ‘저소득 참전유공배우자 수당’이 신설된다. 부양가족수당은 7급 재해군경까지 확대되며, 보훈위탁병원과 준보훈병원 도입 등 의료 서비스도 강화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