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GPT’에 “서울 주요 부촌(富村)을 알려줘”라고 입력하니,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 즉 고소득층이 많이 거주하고 고가 아파트·주택이 밀집된 지역은 다음과 같다고 정의했다. 자의적으로 서울의 주요 부촌 톱(TOP) 6를 추리면서, 강남구 압구정, 서초구 반포동, 강남구 청담동,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성수동 1가, 종로구 평창·부암동을 꼽았다.
다시 “올해 거래된 전국 아파트를 비싼 아파트 가격순으로 20개 평형과 단지를 알려달라”고 입력하니 올해 기준으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기준 상위 10위까지의 아파트를 알려줬다.
관련 순위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기준이며, 이는 실거래가와 다를 수 있다고 밝히긴 했으나 생성형 AI가 분석한 내용은 내가 알고 싶은 그리고 만족할 만한 정보가 아니었다. 공시가격과 실제 거래가를 구분하는 듯했으나 AI가 직접 아파트 실거래가를 불러와 분석하진 못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사이트를 분석해서 올해 거래된 전국 아파트 중 비싼 아파트 순으로 20개 평형과 단지를 알려줘”라고 다시 물었으나, 소셜미디어(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수집해 60억원 대 거래된 아파트 5건(순위, 단지명, 전용면적, 거래가, 거래일 등)을 요약해 보여주는 정도였다.
더불어 실거래가 기준 실제 거래된 상위 20건에 대한 정보를 찾고 싶다면,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또는 지역별 부동산 플랫폼에서 ‘상위 거래가 20건’으로 직접 조회하라고 조언했다. 물론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서 관련 정보를 엑셀로 다운로드 해오면 엑셀 정렬을 도와준다고 했으나, 직접 엑셀로 관련 정보를 가공키로 했다.
생성형 AI 도구에 매우 구체적인 질문을 하거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서 최상의 결과를 얻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그다지 쉽거나 편리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지난 5일 기준 올해 거래된 거래가 높은 아파트 20위를 공급면적별 매매 호당가격으로 직접 추려봤다. 1위는 용산구 한남동의 나인원한남(공급면적 334A㎡)으로 250억원에 거래됐다. 2위는 성동구 성수동1가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공급면적 248㎡)로 매매가는 187억원이다. 이어 3위 한남더힐(공급면적 330A㎡, 175억원), 4위 래미안원베일리(공급면적 314B㎡, 165억원), 5위 아크로서울포레스트(공급면적 201A㎡, 201B㎡, 135억원)가 고가거래를 기록했다. 이후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공급면적 236A㎡)와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푸르지오써밋(공급면적 347㎡)이 각각 95억원에 거래되며 공동 19위를 차지했다.
1위부터 19위에 이름을 올린 초고가 아파트의 주요 특징은 모두 서울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강남권과 한강 변 일대가 주류를 차지했다. 용산(한남동·한강로2가), 성동(성수동1가), 서초(반포동), 강남구(압구정동)에서 고가 거래가 집중됐다. 연내 거래가 높은 아파트 20건의 호당 평균 거래가는 126억5052만원으로, 대부분 공급면적 200~300㎡대의 중대형 아파트가 주류를 차지했다.
다만 입주(준공) 연한은 격차가 있었다.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단지가 포함되며 1978년에서 2023년 신축 아파트까지 고가 아파트가 두루두루 섞였다.
역시 부촌의 교집합은 학군·의료·교통·쇼핑 인프라가 우수한 곳이었다. 주로 한강 변 고급 주거지로 신축 또는 재건축 호재를 갖춘 곳이 많았다. 클래식 부촌 외에도 젊은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예술·문화·패션 중심지 트렌드를 갖춘 곳이 많았다.
지난해부터 더욱 심화한 똘똘한 한 채, 상급지 갈아타기 유행이 지속하는 한 이들 지역의 가격 고공행진이 쉽게 꺾이긴 쉽지 않아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