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바닥 찍고 올라갈까…3분기 성장률 주요국 중 최상위권 유력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뉴시스

 

 

한국 경제 성장세가 내수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점차 반등할 것이라는 국내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3분기 성장률은 주요국 중 최상위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성장률은 1.8% 안팎, 내후년에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2%대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31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41개 기관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8%였다. 이는 한국은행이 최근 수정 전망에서 제시한 1.6%보다 0.2%포인트 높고, 정부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2.2%), JP모건체이스(2.1%), 스탠다드차타드·BNP파리바(각 2.0%) 등 8개 기관은 2% 이상 성장을 예상했다. 노무라증권, 알리안츠, 도이치뱅크, S&P, 소시에테제네랄 등도 평균 1.9%를 점쳤다. 반면 피치(0.9%), 캐피털이코노믹스(1.4%) 등 일부는 다소 낮은 수치를 제시했으나, 나머지는 모두 한은보다 높거나 같은 수치를 내놨다. 

 

내후년 전망치는 더욱 긍정적이다. 현재까지 19개 기관이 제시한 2028년 성장률 전망은 평균 2.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한국의 잠재성장률(1.9%)을 소폭 상회한다. UBS는 2.9%를 예상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소시에테제네랄 등이 2.1%를 내놨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잠재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졌다고 본다”면서도 “내년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 수준까지 성장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과 비슷해진다는 것은 실제 경제 성장 속도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속도와 거의 일치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공개되는 한은의 내후년 경제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분기별로는 반등세가 뚜렷하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2%로 주요 37개국 중 31위에 그쳤지만, 2분기에는 0.6%로 10위권으로 올라섰다. 한은은 3분기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회복과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한국의 성장률을 1.1%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의 3분기 경제 순위는 최소 5위권 내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지호 조사국장은 “올해 3분기에 성장률이 전망보다 더 크게 반등하는지 봐야 한다”며 “연간 1%대 성장률이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외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이 한국 수출에 부담을 줄 수 있고, 한미 통상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협상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내수 측면에서는 건설경기 부진이 뇌관이다. 한은은 올해 건설투자가 8.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만약 건설투자 감소율이 0이 된다면 올해 성장률이 2.1%까지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건설경기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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