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기업을가다①] 예일그룹, 산업 물류의 '엔드 투 엔드'를 연결하다

-장비 공급을 넘어 3PL 물류 운영까지 확장
-물류센터 개발로 완성하는 그룹 수직계열화
-글로벌 물류 트렌드, 자동화와 풀필먼트 대응

고금리·고물가·고환율까지 삼중고로 산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투자시장의 자금도 얼어붙었다. 하지만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유례없는 위기에 주눅 들기보다 뚝심 있게 기술을 혁신하며 새로운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그들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빛나는 아이디어로 주목받는 알짜배기 기업들을 만나본다.

 

하이스터코리아의 전동 좌식 지게차.

 

최근 대한민국 산업 물류의 현장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거대한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창고와 항만, 물류센터, 운송 현장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수많은 장비들. 그 복잡한 흐름의 중심에 예일그룹이 있다. 

 

예일그룹은 세계적인 지게차 회사인 HYG 그룹의 한국 총 공식판매법인인 예일이큅먼트와 하이스터코리아, 그리고 종합물류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예일로지스, 물류센터의 개발과 관리를 맡고 있는 지에스티로 구성돼 있다. 

 

하이스터코리아의 리치 스테커.

 

◆세계적 브랜드의 한국 파트너, 예일이큅먼트와 하이스터코리아

 

예일그룹의 뿌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일이큅먼트와 하이스터코리아는 그해 HYG그룹의 국내 공식 딜러로 인증을 받았다. 글로벌 62개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HYG그룹은 138종 이상의 혁신적 지게차 라인업으로 물류산업의 최전선을 이끄는 기업이다. 이 글로벌 그룹의 기술력을 국내에 전하는 두 개의 공식 딜러사가 바로 예일이큅먼트와 하이스터코리아인 셈이다. 이때부터 지게차와 항만 중장비의 공급–임대–부품–AS를 한 묶음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갖추며 국내 산업 물류 현장의 기반을 닦았다.

 

예일이큅먼트와 하이스터코리아는 전동지게차, 내연지게차, VNA(초협소통로형 지게차), 오더피커(작업자가 직접 올라가 물건을 집는 장비), 팔레트 트럭, 리치 트럭, 대형 컨테이너 핸들러까지 풀 라인업을 갖춘 공급 인프라를 운영 중이다. 특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비 임대, 정품 부품 공급, 보증기간 이후까지 이어지는 계약 서비스까지 포함한 장비의 ‘라이프사이클 관리(생애주기별 유지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예일그룹 이근재 회장이 지난 7월 물류센터 개발 전문 자회사 지에스티가 여주시 산북면에 준공한 동곤지암 물류센터 준공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예일그룹 이근재 회장은 현장에서의 실행력 없이는 결코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예일그룹은 장비 하나 팔고 끝나는 회사가 아니다”라며 “고객의 현장과 작업 환경을 이해하고 가장 알맞은 장비를 적기에 공급하고, 고장 없는 운영까지 책임지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예일그룹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본사 외에도 오산, 인천, 대전, 대구, 울산, 부산, 전주, 광양 등 전국 주요 거점에 서비스 센터를 운영 중이다. 연간 500여대의 지게차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약 1000대의 렌털 장비가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장비를 넘어 현장 운영으로, 3PL 전문 예일로지스

 

예일그룹의 두 번째 축이자 종합물류기업을 지향하는 물류 운영 담당 예일로지스는 2009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물류 및 공급망 관리 업무를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것을 가리키는 3PL(3자 물류)을 비롯한, 운송, 하역 도급을 중심으로 전국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고객사의 업종이나 물류 형태(상온·저온, B2B·B2C)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 서비스가 강점이다.

 

예일로지스는 현재 차량 156대, 장비 90대, 인력 490명을 운영 중이며 CJ대한통운, 농협, 현대글로비스, 까사미아, P&G, 삼영필름 등 굵직한 고객사와 협력하고 있다. 특히 애터미 B2C 센터, P&G 천안센터 등 대형 물류센터 운영 경험은 예일로지스의 현장 실행력과 운영 노하우를 입증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우리는 고객사의 제품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어디서 병목이 생기는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서 그에 맞는 장비와 인력을 제안한다”며 “현장은 숫자보다 정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 기반의 운영 효율성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물류 전 과정을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 구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물류센터 개발 전문 자회사인 지에스티가 여주시 산북면에 준공한 동곤지암 물류센터.

 

◆물류센터 개발의 시작…지에스티

 

지난 7월 예일그룹은 또 하나의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물류센터 개발 전문 자회사인 지에스티가 여주시 산북면에 ‘동곤지암 물류센터’를 준공한 것이다. 연면적 5만㎡(약 1.5만평), 지하 2층에 지상 4층 규모의 이 물류센터는 국내 대형 물류사인 CJ대한통운이 전체 마스터리스(재임대) 해 본격 운영 중이다.

 

이 회장은 “부지 매입부터 준공까지 5년이 걸렸다”며 “어려운 시절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 센터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예일그룹의 완성형 구조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에스티는 이번 센터를 통해 물류 부동산 개발–운영–운송까지 그룹 차원의 수직계열화를 실현하게 됐다.

 

입지 측면에서도 동곤지암 물류센터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망과 인접해 있어 수도권 동부 물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직접 사용하고 있으며 예일로지스 역시 향후 자사 고객을 위한 맞춤형 입점 전략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물류의 흐름, 자동화와 풀필먼트(Fulfillment)

 

최근 글로벌 물류시장은 자동화와 풀필먼트(주문부터 배송까지 일괄 처리하는 시스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창고 자동화와 로봇기반 작업 확대를 통해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한 물류 처리를 실현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물류 자동화 기업인 오카도는 자율주행 로봇과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으로 창고 운영의 정확도와 속도를 극대화했으며 유럽의 DHL, 일본의 야마토 운수도 AI 기반 예측 물류, 피킹(picking∙물건을 집어 나르는 행위) 로봇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인력난과 고령화, 급변하는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수요는 풀필먼트와 자동화 시스템 없이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전 세계가 체감한 바 있다.

 

한국 역시 이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대형 유통기업들은 각자의 물류센터에 AI 기반 분류 시스템과 로봇팔, 셔틀랙 등 자동화 장비를 도입하고 있으며, 물류 스타트업들도 ‘마이크로 풀필먼트(도심 내 소형 자동화 창고)’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예일그룹도 이에 발맞춰 자동화 장비(3방향 지게차, 오더피커 등) 확대, RTCIS(실시간 재고 시스템) 도입, 스마트 창고 운영으로 한발 앞선 대응을 준비 중이다. 주력 계열사인 예일로지스 역시 D2C(소비자 직접 배송) 환경에 맞는 풀필먼트 센터 구축을 장기 계획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예일그룹을 단지 큰 기업이 아닌 ‘필요한 순간,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성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성장 중이지만 그 성장의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고객과 함께 성장하면서도, 그 본질은 현장에 있다는 걸 잊지 않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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