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위고비, 무분별한 사용은 금물… 처방 대상과 주의사항은?

비만이 단순히 외모의 문제로 여겨졌던 시절은 지났다. 오늘날 비만은 명백한 질병으로 인식되며,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체중 감량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에 가깝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식단 조절과 운동만으로는 감량에 한계가 따르고, 체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른 방법이 ‘위고비’를 활용한 약물 치료다.

 

이보영 성남 성모윌병원 내과 원장에 따르면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성분을 기반으로 한 주사제로, 주 1회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됐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위고비는 뇌의 식욕 조절 중추에 작용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고 식욕을 줄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단순히 적게 먹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식사량을 자연스럽게 줄이도록 유도해 식습관 자체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는 평균적으로 체중의 약 15%를 감량할 수 있는 효과를 보이며, 특히 복부 내장지방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체중 감량 외에도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낮추는 결과가 보고되면서, 단순히 체중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위고비 처방을 문의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위고비가 만능 치료제는 아니다.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이 원장은 “실제로 위고비는 고도비만 환자나 비만 관련 질환을 동반한 과체중 환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며, 정상 체중이거나 단순한 과체중 환자가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실제 위고비는 BMI 수치로 처방 기준이 정해져 있고, 환자의 건강 상태나 병력에 따라 투약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갑상선암 가족력, 위장관 질환, 췌장염 이력, 임신 가능성 등이 있다면 위고비 처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위고비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사용 초기에는 메스꺼움, 설사, 복부 팽만 등 위장관 이상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초기 용량을 서서히 늘려가며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지만, 간혹 췌장 질환이나 담낭 질환, 드물게는 정신적 부작용까지 보고된 바 있어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약물 치료라고 해서 생활습관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위고비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이며, 체중 감량과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꾸준한 운동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특히 단백질 위주의 식사와 함께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약물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보영 원장은 “일부에서는 위고비의 인기에 편승해 정상 체중인 사람들까지 미용 목적으로 약물을 찾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남용이며, 건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처방 전에는 충분한 상담과 검사가 선행돼야 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의료진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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