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저출생 심화에 출생아 3분의 1 ‘뚝’…결혼 건수는 ‘반토막’

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에 사는 40세 여성 A씨는 얼마 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낳았다. 결혼 6년 만에 여러 번의 시험관 시술 끝에 얻은 귀한 아이다.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A씨는 “첫 아이를 힘들게 가져서…아이를 키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 않나. 일단 하나만 잘 키워볼 생각”이라고 웃어 보였다.

 

지난 30년간 저출생 심화로 태어난 아이수는 3분의 1로 감소했다. 첫째아 비중은 증가 추세이지만 둘째, 셋째는 낳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결혼 건수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혼인·출생 변화’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1995년 71만5000명에서 급감해 2023년 23만명으로 최저를 기록한 후 지난해 23만8000명으로 소폭 늘었다. 30년간 66.7% 감소한 것이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63명에서 2024년 0.75명으로 0.89명(54.2%) 줄었다.

 

해당 연령 여성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연령별 출산율은 지난해 25∼29세 20.7명, 30∼34세와 35∼39세는 각각 70.4명, 46.0명이었다. 1995년과 비교해 20대는 감소했으나 30대는 증가했다. 배우자가 있는 여성 인구 1000명당 혼인 중 출생아 수인 유배우 출산율은 지난해 25∼29세 203.5명, 30∼34세 171.5명, 35∼39세 69.1명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유배우 출산율이 2015년 정점을 보인 후 하락했다가 2022년부터 상승하고 있다”며 “결혼한 사람 가운데서는 출산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첫째아의 비중은 크게 확대됐다. 1995년 34만5800명이던 첫째아는 지난해 14만6100명으로 19만9700명(57.7%) 감소했다. 하지만 첫째아 비중은 1995년 48.4%에서 지난해 61.3%로 13.0%포인트 늘었다. 둘째아와 셋째아 감소폭이 각각 23만1900명(75.4%), 4만5100명(73.5%)으로 더 컸기 때문이다. 혼인 외의 출생아 비중은 같은 기간 1.2%에서 5.8%로 확대됐으며, 쌍둥이 등 다태아 출생아 비중은 1995년 1.3%에서 2024년 5.7%로 4.3% 늘었다.

 

혼외 출생아 수도 늘었다. 1995년 8800명에서 지난해 1만3800명으로 5000명 증가했다. 전체 출생아에서 혼외 출생아 비중도 1995년 1.2%에서 지난해 5.8%로 4.6%포인트 증가했다. 쌍둥이 이상 다태아 출생아 수는 1995년 9400명에서 지난해 1만3500명으로 4000명 증가했다.

 

혼인 건수는 출생아 수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1996년 43만5000건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22년 역대 최저인 19만2000건을 기록했다. 다만 2023년 이후 2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과의 결혼은 1995년 1만3500건에서 지난해 2만800건으로 53.9% 늘었다. 전체 혼인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에서 9.3%로 확대됐다. 10건 중 1건은 다문화 결혼인 셈이다.

 

평균 초혼 연령은 1995년 남성 28.4세, 여성 25.3세였으나, 지난해에는 남성 33.9세, 여성 31.6세로 각각 5.5세, 6.3세 늦게 결혼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