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표 리더십…DB손보, 해외사업 ‘순항’

상반기 베트남서 39억 순익
美 자동차보험사 인수 추진도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DB손해보험 사옥. DB손보 제공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의 글로벌 경영 전략이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인 가운데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벌이는 사업이 순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DB손보는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서만 39억68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31억6100만원)보다 흑자 폭이 8억원 이상 뛰었다.

 

앞서 DB손보는 지난해 베트남 국가항공보험(VNI)과 사이공하노이보험(BSH) 지분을 각각 인수한 바 있다. 이로써 베트남 10대 손해보험사 가운데 3곳을 품게 되는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보험수요는 중산층 증가에 기반하는데 아시아에선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함께 베트남이 신흥시장으로 꼽힌다. 이들 5개국은 모두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보험시장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수요와 공급, 양 측면에서 베트남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DB손보가 베트남 등에서 거둔 이러한 결실은 정 대표의 안목과 리더십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 대표는 1987년 당시 동부화재(현 DB손보)에 입사한 이래 40년 가까이 근무한 정통 DB맨이다. 2023년 1월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그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특히 해외 신흥시장 진출을 강조해오고 있다. 정 대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베트남과 인도차이나 지역의 선도보험사를 목표로 밝히며 VNI, BSH의 확고한 동맹군 역할을 자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DB손보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전략본부를 신설한 것도 정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DB손보는 기존 북미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충하는데 잰걸음이다.

 

현재 미국 자동차보험 전문사 포르테그라 인수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성사될 경우 해외 사업에 날개를 하나 더 달 것으로 기대된다. 포르테그라는 지난해 1억5700만 달러(약 2188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도 DB손보의 향후 행보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괌과 하와이에서 발생한 대형 자연재해로 일반보험 측면에서 손익의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한국보다 보험 요율 규제 환경이 우호적인 국가로의 진출은 긍정적인 투자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DB손보 관계자는 “베트남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주변 국가로 진출을 확대한다는 기존 구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