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Adam Mickiewicz Institute, IAM)은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폴란드 출신 예술가 2명이 참여한다고 4일 밝혔다.
문화원에 따르면 올해 4회째를 맞는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문명의 이웃들’을 주제로 20개국에서 약 80여 명(팀)이 참여해 전통 수묵과 동시대 미술을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8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목포, 진도, 해남 등 전남 일대에서 진행되며, 체험형 프로그램과 학술 행사도 마련된다.
참여 작가 프셰미스와프 야시엘스키(Przemysław Jasielski)는 예술·과학·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설치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종이 구조물 제작에서부터 인공 생명 시스템까지 폭넓은 기술을 실험해왔다.

야시엘스키는 지난해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폴란드 파빌리온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던 대형 키네틱 설치 작품 <(나를)기억해줘 Remember(me)>를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다시 선보인다. 작품은 인간과 기계 사이 변화하는 관계를 복고적 미래주의 시각으로 탐구하며, 유압 시스템을 통해 아크릴판에 새겨진 홈을 따라 검은 액체가 순환하면서 몽환적 분위기의 공장 노동자 형상이 점차 드러난다. 작가가 고안한 루시도그래피(Lucidography) 기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산업 사회와 미디어 속 기계화된 유토피아를 시적이면서도 비판적으로 비춘다.
또 다른 참여 작가인 타티아나 볼스카(Tatiana Wolska)는 브뤼셀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재활용 재료로 유기적 형태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녀의 작업은 드로잉·조각·설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형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특히 단순한 행위와 반복적 선 긋기로 완성되는 드로잉은 자라나는 구조로 확장되며, 전통 수묵화의 선 개념과도 연결된다.
볼스카는 이번 행사에서 현장에서 직접 제작되는 대형 드로잉 설치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중심 축 없이 공간 전체로 확산되며, 선의 밀도와 흐름만으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그녀의 작업은 고정된 형식을 벗어나 공간과 관객을 연결하며, 수묵이 지닌 전통성과 동시대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관계자는 “세계 유일의 대규모 전통 수묵 축제인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 폴란드 예술가가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인간, 기술,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프셰미스와프 야시엘스키와 타티아나 볼스카의 작품 세계를 많은 한국 관객들이 관람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황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