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추곤증’에 가려진 수면무호흡증… 적절한 조치방법은?

가을철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피로와 졸음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계절성 졸음 현상 때문에 낮에 쉽게 잠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충분히 잤음에도 불구하고 개운하지 않고 피로가 이어지는 경우다. 이는 단순한 계절성 증상이 아니라,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일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목 주위 근육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좁아지거나 편도·아데노이드 비대, 비중격 만곡, 만성 비염과 같은 구조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 역시 대표적인 요인이다. 목과 혀 주변에 지방이 쌓이면 기도가 쉽게 막히기 때문이다. 또한 음주, 흡연, 노화에 따른 근육 약화 등 생활습관이나 나이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증상도 광범위하다. 대표적으로는 수면 중 심한 코골이와 반복적인 호흡 정지가 있다. 대부분 본인보다 가족이 먼저 알아차린다.  아침 기상 시에는 두통, 입 마름, 집중력 저하, 낮 시간 졸음이 동반된다. 장기간 방치하면 기억력 저하나 우울감,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당뇨 등 전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원인과 증상이 복합적이다 보니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 코골이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경우 활용되는 대표적 방법이 바로 수면다원검사다. 이 검사는 수면 중 뇌파, 호흡 패턴, 산소포화도, 심장 박동, 근전도, 체위 변화까지 다각도로 측정한다.

 

단순히 무호흡 횟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수면의 깊이와 질, 무호흡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검사 결과를 통해 경증·중등도·중증 단계를 구분할 수 있으며, 수면 중 산소 저하 정도, 코골이 양상, 체위성 무호흡 여부 등도 확인 가능하다. 이러한 자료는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검사 이후에는 개인별 상태에 따라 생활습관 교정, 체중 관리, 금주·금연 같은 생활요법이 기본적으로 권장된다. 이와 함께 양압기 치료, 구강 내 장치, 필요 시 기도 구조를 개선하는 술식 등이 적용되며, 장기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최현진 파주운정 늘봄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가 아니라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한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며 “특히 가을철에는 큰 일교차로 피로가 쉽게 누적되므로, 숙면이 어렵거나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적인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생활 속에서는 체중을 조절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며, 음주와 흡연을 줄이는 것이 예방과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병행된다면 삶의 질을 높이고 합병증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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