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동안 신발 속에서 발가락이 눌리며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새끼발가락 옆이 불룩하게 튀어나와 압박을 받는다면 단순한 발의 피로가 아니라 ‘소건막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질환은 새끼발가락이 바깥쪽으로 밀리며 관절 부위가 돌출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외관상의 변형뿐 아니라 지속적인 통증을 동반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준다. 무엇보다 방치했을 때 발가락 배열이 무너지고 신체 무게 중심까지 흐트러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소건막류는 선천적 요인보다 후천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굽이 높은 신발이나 발볼이 좁은 신발을 자주 신는 습관, 평발과 같은 발 구조적 특성, 잘못된 보행 패턴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발가락이 눌리고 옆으로 밀리는 상황이 반복되면 관절에 변형이 생기고 통증이 심해지면서 보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발의 돌출 부위가 아프거나 피부가 빨갛게 변하며 굳은살이 생긴다면 정확한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 소건막류는 단순히 겉모습만으로는 변형 정도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MRI, CT, X-레이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관절과 뼈의 상태를 정밀하게 살펴야 한다. 초기라면 발 모양의 변화가 크지 않아 생활습관 조정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편안하고 발볼이 넓은 신발로 교체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여기에 보조기나 패드를 사용해 발가락의 압박을 줄이고, 물리치료나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최경진정형외과의원 최경진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소건막류는 단순히 발의 변형에 그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보행 균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초기에는 생활습관 관리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발가락이 이미 심하게 휘었거나 통증이 오래 지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방법은 환자의 발 구조와 변형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뼈의 일부를 절골해 위치를 바로잡는 중족골 절골술을 통해 비교적 어렵지 않은 수술과정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