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최근 통신사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해 대응 방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KT 무단 소액결제, SKT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배 장관은 “기존보다 반걸음, 한걸음 빠른 대응책을 고민해 해결책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배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취임 50일을 맞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최근 KT 침해 사고에 대해 “8월 22일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이 지금 드러난 것인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LG AI연구원장 출신인 그는 인공지능(AI) 전문가로서 AI 기술이 해킹에 악용되는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가 해킹”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배 장관은 류제명 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보 보호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신망 보안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침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으면 정부가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침해 사고 인지 후 24시간 이내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내부 정보 유출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실정이다. 그는 “통신사들이 정부를 신뢰하고 문제 발생 시 바로 신고하거나 상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국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휴대전화 출시 단계에서 해킹 예방 애플리케이션 설치, 통신망 차원의 스미싱 차단, 국가 차원의 화이트해커 육성 등 추가 대책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