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과 예비 반려인의 ‘경주 댕댕투어’… 입양 2건 추가

-당일 그믐이 이어 최근 코코, 배추 ‘견생역전’

경주 댕댕투어 당시 반려견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있는 하트와 배추. 박재림 기자

 

유기견과 예비 반려인이 한나절 경주를 여행하며 교감한 ‘경주 댕댕투어’의 힘은 대단했다. 당일 입양에 이어 추후 입양을 통해 3마리의 유기견이 반려견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경주시에서 운영하는 유실·유기동물 보호소인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담당자는 “댕댕투어에 참가한 강아지 둘이 추가로 입양됐다”고 최근 알렸다. 이곳 보호소에서 각각 하트, 배추라 불린 강아지로, 여행 당시 함께한 가정에서 각각 견생2막을 열었다.

 

경주 댕댕투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행사로, 유기동물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하고 입양을 촉진한다는 목표로 지난 6일 진행됐다. 참여를 신청하고 농식품부에 의해 선정된 전국의 예비 반려인 5팀이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의 유기견 5마리와 짝꿍이 됐다. 반려동물 동반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고, 보문관광단지의 호수를 낀 산책로를 함께 걷고, 반려가족 전용호텔 내 놀이터와 카페 등을 이용하며 마음을 나눴다.

 

당시 대전에서 온 참가자가 당일 입양을 결정하며 반려견 ‘그믐이’로 거듭났다. 다른 참가자들도 좀 더 고민을 하고 이틀 내로 의사를 전하기로 했고, 두 팀이 입양 의사를 밝혔다.

 

유기견 하트에게 반려견 코코로서 새로운 견생을 안겨준 김미애 씨 가족이 최근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서 코코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미애 씨 제공
새로운 집에서 반려견으로서 새 삶을 사는 코코. 김미애 씨 제공

 

하트를 입양한 김미애 씨는 “10살 아들이 여행이 끝나고 부산 집으로 돌아가는 1시간 반 동안 계속 울었다. 하루를 더 고민하고 결정했다”며 “여행 때부터 우리 가족을 너무 잘 따랐다. 집에 처음 온 날, 냄새를 조금 맡더니 이내 원래부터 자기 집인 것처럼 잘 뛰어다녔다”며 웃었다.

 

하트의 새로운 이름은 코코다. 김 씨는 “아들이 이미 이름을 다 생각해놨더라. 오래 전부터 강아지를 키우자고 성화였던 아이”라며 “가족 모두가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 배변훈련은 한 번에 성공했다. 지금은 ‘손’, ‘앉아’ 훈련을 하고 있는데 금방 배울 것 같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말했다.

 

홍다은씨가 경주 댕댕투어에서 처음 만나 최근 입양한 배추를 안고 있다. 홍다은 씨 제공
반려견으로서 새 삶을 연 배추. 홍다은 씨 제공

 

배추도 견생역전을 이뤘다. 입양인 홍다은 씨는 “여행하는 날 처음 만났음에도 제 무릎 위에서 잠을 자는 강아지였다. 행사 프로그램 중 강아지 달리기가 있었는데 배추가 6초 만에 내게 달려와서 우리가 1등을 했다”며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 이틀을 더 고민하고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홍 씨는 “대구 집에서 함께한 지 나흘째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는데 현관에 배추가 마중을 나와 있어서 감동했다”며 “평소부터 유기견 입양에 관심이 많았다. 배추처럼 가족을 만나는 아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댕댕투어에 함께 참여했던 밤비(왼쪽)와 또또 역시 입양처를 찾고 있다. 박재림 기자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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