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견 항암제 ‘박스루킨-15’가 유선종양에 이어 림프종 치료제로도 인정을 받았다.
항암면역치료제 전문기업 박셀바이오는 박스루킨-15가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세계 최초로 반려견 림프종 표준항암치료와 병용하는 면역보조치료제 동물용 전문의약품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유선종양 수술 후 면역보조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이번 적응증 확대로 가치를 키웠다.
박셀바이오에 따르면 암으로 고통 받을 확률은 반려견이 사람보다 더 크다. 림프종 발생률은 2~5배, 유선암은 4배, 골육종은 8배, 피부암은 35배에 달한다. 이에 고령 진입 시기로 보는 8세 이상 반려견의 암 발생률은 40~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령견 사망 원인 1위가 종양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박스루킨-15는 NK(자연살해) 세포 등 자가면역을 활성화하는 사이토카인(혈액 속에 함유된 면역 단백질) 기반 면역보조치료제다. 반려견에게 투여하면 NK세포와 T세포 등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면서 항암면역기능이 강화된다.
최근 임상시험 결과 박스루킨-15 투여 12주 후 전체반응률(ORR)이 병용군 77.8%로, 대조군 57.9% 대비 높았다. 질병조절률(DCR)도 83.3%로, 대조군(69.4%)보다 우수했다. 종양학적 데이터 역시 TK-1, LDH, β2-마이크로글로불린 등 핵심 바이오마커가 대조군 대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했다. 해당 결과는 지난 5월 국제학술지(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도 게재됐다.
현재 유한양행을 통해 반려견 유선종양 면역보조제로 판매 중인 박스루킨-15는 그 시술이 가능한 국내 동물병원이 100여 곳에 달한다. 국내 주요 대학교 동물병원 등 거점 동물병원이 중심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적응증 확대에 따라 새로운 수요와 판로 창출이 예상된다.
이제중 박셀바이오 대표는 “많은 반려동물이 암으로 고통 받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인체용 항암제를 전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효과는 적고 부작용 우려가 있다”며 “기존 화학치료제와 차별화된 기전을 가지는 박스루킨-15가 유선종양과 림프종을 앓는 반려견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